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조경제형 물 산업 청년인재 취업협력 협약식’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협약서를 펼쳐든 사람)과 대학 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섰다. 참여 기관들은 앞으로 물 산업 프로젝트 매니저(PM) 양성과정을 함께 지원한다. 환경부 제공
“물 부족으로 10년 안에 물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7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미래회의에서 나온 섬뜩한 경고다. 세계미래회의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등 각계 석학들로 구성된 비정부기구다. 회의는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20세기에 석유를 둘러싸고 전쟁이 빈발했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물 전쟁이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미래회의의 경고는 현재진행형이다. 기후변화 등과 맞물리면서 수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물의 가치도 함께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물 산업 발전에 사활을 건 이유이기도 하다.
○ 블랙골드에서 블루골드의 시대로
물 산업은 상수원 개발 및 공급부터 정수처리 및 수돗물 공급, 하수처리, 수력발전, 수처리시설 및 공정, 먹는 샘물 등 물 이용과 관련된 분야를 일컫는다. 각각의 분야가 고유의 특성을 가지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이 특징이다.
세계적인 물 전문 조사기관인 영국의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07년 3620억 달러에서 2025년 8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IBRD)은 향후 100년간 물 수요가 지금의 6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블랙골드(석유)’의 시대에서 ‘블루골드(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물시장 규모는 2007년 12조6000억 원에서 2020년 2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경부는 2009년부터 ‘물 산업 프로젝트 매니저(PM)’ 양성과정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유일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짧은 기간에 전문인력 양성과 청년 취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은 국내외 물산업 활성화에 대비해 해당 분야의 기초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물산업은 토목 환경 기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분야다. 기존 학제에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 배출이 쉽지 않다. PM 양성과정은 이론에서 실무, 언어까지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기업 인턴십은 물론이고 해외 현장 견학도 이뤄진다. 6개월에 한 번씩 교육생을 선발한다. 1∼8기 수료생 420명 가운데 5월 현재 341명(81.2%)이 국내외 건설 엔지니어링 중공업 수처리업체 등에 취업했다.
PM 양성과정 7기로 GS건설 발전환경사업본부에 취업한 신성호 씨는 “휴학을 하고 영어학원을 다니다 우연히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며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배울수록 좋은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충북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신 씨는 “교육을 받으며 GS건설 현장에서 인턴으로 일한 것이 큰 경험이 됐고 취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이론이 아닌 실무를 접한다는 점이 PM 과정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성장동력 이끌 ‘물산업 PM’
물 산업 PM 양성과정은 앞으로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산학관 연계프로그램으로 바뀐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3일 한양대 대구대 등 25개 대학, 도화엔지니어링 삼천리앤바이오 등 18개 기업과 함께 ‘창조경제형 물산업 청년인재 취업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대학은 우수 학생의 PM 교육 참여를 지원하고 기업은 인턴십 과정 및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최원식 수자원기술㈜ 대표는 “기업은 노하우와 지식을 가르친 뒤 검증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것이 PM 교육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영래 동덕여대 총장은 “대학의 최대 고민은 바로 학생들의 취업”이라며 “실제 현장의 기술을 전수받고 취업으로까지 연계돼 대학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교육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