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비상경영위원장이 이라크에 간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0일 03시 00분


김연배 부회장 신도시 건설현장 방문… 해외서 진행 사업중 가장 먼저 챙겨
현지 우려 불식시키고 추가 수주 독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재 속에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연배 한화투자증권 부회장(69·사진)이 지난달 이라크를 다녀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달 1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이라크를 방문해 한화건설이 시공 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4월 비상경영위원장직을 맡은 뒤 첫 해외 출장이다.

김 부회장은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데 대해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이라크 정부 관계자나 사업 참여자 등을 만나지는 않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공사 진행상황을 보고받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했다”면서 “환경이 열악하고 위험한 나라에서 고생하는 임직원을 격려하고 그룹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이 지난해 5월 수주한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면적과 비슷한 1830ha(헥타르·1ha는 1만 m²) 용지에 국민주택 10만 가구와 도로, 상·하수관로 등을 건설하는 80억 달러(약 8조8800억 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사업이다. 이는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하는 단일 건설사업 중 최대 규모다.

한화그룹은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이후 현지에서 이렇다 할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그룹 측은 김 회장의 구속 수감 이후 현지 정부 및 사업 관계자들이 한화그룹의 사업 시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직접 이라크로 가 그룹의 건재함을 알리고 사업 추진을 걱정하는 현지 관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김승연#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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