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 최대규모 ‘60억 달러 돈세탁’ 적발(동아일보 2013년 5월 30일자 A22면)
《 미국 검찰이 코스타리카 스페인 러시아 등 17개국 사법당국과 공조 수사로 사상 최대의 국제 돈세탁 거래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미
검찰은 범죄조직이 디지털 통화를 활용해 해킹, 아동 포르노물 유통, 마약 거래 등으로 벌어들인 약 6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규제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으로 돈세탁했다고 밝혔다. 》
:: 이게 궁금해요 ::
최근 가상화폐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이용실적에 따라 크레디트를 주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다보니 미국 사례처럼 규제 당국의 눈을 피해 불법 돈세탁에 이용되는 사례도 생기고 있습니다. 실물화폐를 두고
가상화폐를 이용하는 이유는 뭘까요. 부작용은 어떤 게 있을까요.
○ 가상화폐란
앞선 기사처럼 중앙은행과 같은 기반 시스템 없이 개인대개인(P2P) 거래방식으로 이뤄지는 비트코인(Bitcoin)이라는 가상화폐가 대규모 돈세탁에 이용되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화폐를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화폐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자 실물자산을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가상화폐가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가상화폐란 전자화폐의 일종입니다. 전자화폐는 집적회로(IC)칩이 내장된 플라스틱카드형과 컴퓨터 등에 정보 형태로 남아있는 네트워크형으로 나뉩니다. 가상화폐는 바로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를 말합니다. 비트코인 외에 아마존 코인이나 페이스북 크레디트 등이 대표적인 예이고, 한국에서는 싸이월드의 도토리나 카카오톡 초코 등이 가상화폐의 일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비트코인과 같이 실물화폐와 즉시 교환할 수 있는, 환금성 있는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가상화폐 이용의 장점과 단점
경제학에서 말하는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 가치척도, 가치저장수단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가상화폐는 이런 기능면에서 실물화폐보다 우수합니다.
먼저 교환수단으로서 가상화폐는 화폐 발행에 따른 생산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이체비용 등 거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가치척도 수단의 기능을 봐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해주므로 쉽고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되기 때문에 보관비용이 들지 않고, 도난, 분실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가치저장수단의 기능도 뛰어납니다. 이밖에 전자상거래 활성화 및 프라이버시 보호에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뛰어넘는 여러 부작용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트코인 사례처럼 누구와 거래했는지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약 거래나 도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익명성으로 인해 과세에 어려움이 생겨 탈세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상화폐와 각국 실물화폐 간 교환환율을 결정하는 공식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환율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성도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회사를 지급결제회사로 지정해 금융당국에 거래 관련 정보와 돈세탁 방지 계획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작년 말 ‘가상화폐 개요’ 보고서에서 아직은 그 규모가 작지만 향후 금융 불안정 및 지급결제 시스템 위협 등 다섯 가지 이유를 들어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가상화폐 vs 실물화폐
그렇다면 실물화폐는 가상화폐에 얼마나 영향을 받을까요. 고전경제학에서 화폐유통 공식으로 유명한 어빙 피셔의 화폐수량방정식(quantity equation)을 예로 들어 봐도 가상화폐의 사용 증가에 따른 실물화폐의 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 방정식은 통화량과 화폐유통속도는 반비례 관계라는 것입니다.
반면 가상화폐를 포함한 민간 전자화폐가 실물화폐를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04년 ‘전자화폐 및 금융에 관한 여섯 가지 퍼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민간 전자화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정 실물화폐와 교환성이 완벽히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민간 전자화폐 발행자는 대출업무를 취급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기관 대출 수요 즉, 실물화폐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고 봤습니다. 이 때문에 전자화폐는 실물화폐를 일부 대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가상화폐의 미래
하지만 가상화폐가 우리 실생활에 점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화폐의 변천사를 본다면 가상화폐가 언젠가는 주요 화폐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원시시대 물물교환을 위해 소금, 조개, 모피 등의 상품이 화폐 역할을 수행했고, 문명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금, 은 등이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수표나 지폐와 같이 상품으로서의 내재가치는 없으나 법으로 그 가치를 보장해 주는 신용화폐를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금 본위제인 브레턴우즈 체제의 몰락으로 종이화폐였던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통화가 된 것처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가상화폐가 출현할 경우 종이화폐인 달러를 대체하거나 최소한 동등한 지위를 갖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면에서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구글 등 전 세계적으로 고객을 보유한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가상화폐가 왠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경재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수직증축 ○○○○’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수평증축만 할 수 있어서 ○○○○을 하더라도 일반분양 물량이 적어 조합원의 비용부담이 컸습니다. 발코니 확장 등 집 안 일부를 뜯어고치는 것만 아니라 건물의 골조만 남기고 아파트 내부의 주요 설비와 외관을 모두 헐고 다시 짓는 이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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