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월부터 무역제재 확대 시행, 한국 철강-車부품 등 타격 불가피
해운사들도 잇달아 노선운항 중단, 정부 “수출中企 피해 지원책 마련”
7월부터 이란에 대한 수출길이 더욱 좁아진다.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과의 무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 달 1일부터 ‘2013 국방수권법’을 시행해 △이란의 에너지, 조선, 해운, 항만 분야의 거래 △에너지, 조선, 해운, 항만 분야와 관련해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속 거래 △자동차 생산, 조립과 관련된 거래를 제재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국방수권법은 이전까지 금융 및 에너지 분야에 집중했던 제재를 조선과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대했다. 또 지금까지는 품목별 ‘수출제한 금액’을 정해 그 범위 안에서 교역을 허용했지만 앞으로는 금액에 관계없이 관련 품목을 제재하기로 했다.
이란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의 대(對)이란 수출은 지난해 62억6000만 달러(약 7조 원)였다. 품목별로는 철강(14억6000만 달러)이 가장 많았고 석유화학(8억7000만 달러), 가정용 전자제품(7억700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이번 제재 강화로 철강 등 대상 품목은 물론이고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의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해운사들이 잇달아 이란행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면서 수출길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적해운사인 중국원양운수공사(COSCO)를 비롯해 세계 20대 해운선사들은 최근 이란으로의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의 한진해운 현대상선도 각각 이달 8일과 14일에 이란으로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국내 업체의 피해는 철강,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2300여 곳이며 수출액 중 대(對)이란 수출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도 530여 곳이나 된다. 다만 대기업들은 이란 수출물량을 줄였기 때문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2011년 시작된 미국의 이란 제재 움직임을 반영해 이란 수출물량을 줄여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차관급 정부 합동 대책반’을 꾸려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남기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이란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거나 무역보험료를 깎아주는 등의 지원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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