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기업 68% 사실상 ‘잠정철수’… 경협보험금 신청업체 65곳으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10곳 중 7곳꼴로 남북경협보험금 지급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공단 폐쇄가 장기화되자 사실상 ‘잠정 철수’를 선언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가동 중단 74일째를 맞은 21일까지 개성공단 입주기업 65개사가 수출입은행에 1946억 원의 경협보험금 지급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23개 입주기업 중 경협보험에 가입한 96개사의 68%에 해당한다. 공단 입주기업 외에 건설업체, 식당 매점 등 서비스업체 등 영업기업 45곳이 경협보험에 가입했지만 이들은 아직 경협보험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경협보험 약관상 보험금을 받은 기업은 공단 내 자산을 수출입은행에 넘겨야 하고, 다시 공단에 입주하려면 수령한 보험금을 모두 갚아야 한다. 정부가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비해 입주기업들에 자산 우선매수청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고사 직전인 기업들이 받은 보험금을 갚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경협보험 신청은 잠정 철수를 의미한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대출이라도 충분하면 경협보험금을 받지 않겠지만 대출액이라고 해봐야 고작 10억 원”이라며 “가동도 못 하는데 인건비, 사무실 유지비, 대출이자 등은 계속 나가기 때문에 보험금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보험금을 받은 뒤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되면 다시 대출을 받아 경협보험금을 갚고 공단에 재입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신용도가 하락한 기업들이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개성공단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개성공단기업#경협보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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