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흥 현대·기아자동차 중국사업총괄 부회장(68·사진)은 26일 동아일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런 목표를 밝혔다.
화교 출신인 설 부회장은 2004년 현대자동차그룹에 영입된 뒤 중국에서의 사업을 진두지휘해 왔다. 2002년 나란히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차가 10년 만에 중국 시장 3위 기업으로 발돋움한 데도 그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많다.
설 부회장은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경영층의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의사 결정의 산물”이라며 “경쟁업체들이 구형 모델을 투입한 것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최신모델을 적기에 투입해 2000년대 중반 급격히 확대된 중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사업추진을 통해 얻은 수익을 중국 현지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사업을 전개해 중국 현지에서도 한중 합작사업의 모범사례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 부회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세계 경기침체와 중국 내 부동산 시장 버블 등으로 중국 경제 또한 불안 요소를 갖고 있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만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 때문에 폴크스바겐과 GM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도 앞다퉈 중국을 겨냥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경제 성장이 주춤해진 올해도 자동차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가 79대(2011년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또 중국 정부의 중·서부 내륙지역 개발 정책에 따른 도시화 확산도 자동차업계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 부회장은 “현대차그룹도 이러한 중국의 성장 가능성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며 “이런 전망에 따라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현대는 최근 연간생산 30만 대 규모의 제3공장을 연산 45만 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둥펑위에다기아의 제3공장도 내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설 부회장은 “내년에는 현대·기아차의 승용차 생산능력이 174만 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며 “연간 수요가 2000만 대에 이를 2016년에는 200만 대 이상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대차의 제4공장 계획도 언급했다. 설 부회장은 “중국 내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 측면에서 합자 파트너사와 공동으로 신규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중·서부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역을 고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설 부회장은 생산 능력 및 판매량 확대 등 외형적 성장과 함께 ‘품질을 기반으로 한 내실 강화’도 주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을 중국에서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현지 고객 맞춤형 전략도 그대로 이어갈 예정이다. 그런 기조 아래 중국 젊은층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처음으로 5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설 부회장은 “중국에서의 현대·기아차 브랜드는 과거 ‘경제적’ ‘가족적’인 이미지에서 지금은 ‘현대적’ ‘혁신적’이란 이미지로 바뀌었다”며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함께 고객만족도 제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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