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60만평 LG산업원·8세대 LCD 공장… 산업동맥이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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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있는 LG 생산현장들

LG디스플레이 광저우법인 생산라인 내부 모습.이곳에서는 주로 TV, PC 모니터에 들어가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듈을 만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광저우법인 생산라인 내부 모습.이곳에서는 주로 TV, PC 모니터에 들어가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듈을 만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중국 난징(南京)에는 ‘LG산업원’이 있다. 총 198만 m²(약 60만 평)의 대지에 디스플레이 산업을 한데 결집한 LG의 글로벌 대표 사업장이다. 1990년대 말부터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이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LG는 이곳에서 편광판 등 디스플레이 부품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TV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한 일괄 생산을 할 수 있게 됐다. 원우, 한성전자 등 협력회사들도 함께 이곳에 자리 잡아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 해외진출의 모범 사례로도 꼽힌다.

이곳이 LG산업원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2003년 10월. 난징 시와 장쑤(江蘇) 성 정부는 LG가 지역경제와 사회발전에 힘쓴 공로를 인정해 이 단지의 공식 명칭을 LG산업원이라 이름 붙였다. 단지에 진입하는 왕복 4차로 도로도 ‘LG로(路)’가 됐다.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비공식적으로 도로 등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권한을 준 사례는 그 전에도 있었지만 지도에 표기되는 공식 명칭에 외국 기업 이름을 쓰도록 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중국을 첨단 산업의 전진기지로

LG는 이처럼 중국과의 끈끈한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시장 안착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난징 법인은 2002년 설립한 최초의 해외 법인이다. 2003년 5월 첫 생산을 시작한 뒤 연평균 46% 성장(생산량 기준)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10년부터는 LG디스플레이 전체 LCD 모듈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이곳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광저우(廣州) 법인은 2006년 8월 생산라인을 착공해 2007년 12월 양산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TV, PC 모니터에 들어가는 LCD 모듈을 주로 만든다. 2011년 5월에는 누적 1억 대 생산을 달성했다. 특히 편광안경방식(FPR) 3차원(3D) TV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의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광저우에는 중국의 주요 LCD TV 공장들이 자리하고 있어 물류비용을 줄이는 등 원가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5월 이곳에 8세대 LCD 패널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떴다. 공장이 완공되면 LG디스플레이 최초의 LCD 패널 공장이 된다. 이 공장은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 중국 최대 TV 제조 메이커인 스카이워스가 각각 7대 2대 1의 비율로 투자한 합작회사다. 2014년 하반기(7∼12월)면 이 공장에서 LCD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지역에 부품 협력회사들과 함께 진출해 중국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며 “공급처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면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화학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그 중 핵심은 바로 중국이다. 국내 화학업계 가운데 처음으로 1995년 중국 톈진(天津)에 폴리염화비닐(PVC) 생산 법인을 세운 LG화학은 지속적으로 중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2009년에는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에 ABS 신규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합성수지인 ABS는 최근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공정과 품질관리가 철저해 다른 업체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난징 공장의 폴리머 전지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비해 석유화학, 정보전자 소재, 전지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04년 산둥(山東) 성 옌타이(煙臺)에 카메라 모듈, 파워 모듈 등 TV와 휴대전화 부품을 생산하는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초부터는 보이스코일모터(VCM)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VCM은 카메라가 자동으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는 오토포커싱(AF)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앞서 LG이노텍은 1994년 후이저우에 법인을 세우고 이곳을 소형 정밀모터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해왔다. 최근에는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지 사업도 추가했다. 2001년에는 푸젠(福建) 성 푸저우(福州)에 법인을 설립해 이곳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품인 리드프레임의 핵심 생산기지로 키우고 있다. 아울러 이곳은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터치윈도 사업을 통해 첨단 모바일 부품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활발한 자원개발로 연관사업도 시너지

중국 내 자원개발도 LG가 주목하는 분야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석탄 생산 및 소비 국가로 자원개발에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LG상사는 2011년 중국 북쪽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완투고 광산에서 본격적인 석탄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전체 면적이 약 22km²에 이르는 완투고 광산은 채굴할 수 있는 매장량이 1억8000만 t에 달한다. 이는 2011년 해외에서 국내로 들여온 유연탄 1억1611만 t의 1.5배에 이르는 규모다. LG상사는 이곳에서 약 30년 이상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완투고 광산 상업생산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중국 각지에서 석탄 등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는 동시에 연관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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