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승규 씨(38)는 최근 아파트를 담보로 적격대출(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1억 원을 받으려다 고민에 빠졌다. 불과 한 달 만에 금리가 0.3%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최 씨는 “조금 더 일찍 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망설이는 사이에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어 급하게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금융사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 대출상품인 적격대출 금리는 이미 4%대 중반까지 올랐고 신용대출, 보금자리론 등 서민들이 주로 받는 대출상품 금리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기조가 마무리될 우려가 커지면서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적격대출 금리를 5월 말 연 3.94%에서 연 4.32∼4.54%로 최대 0.60%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은 최대 연 4.85%로, 외환은행은 연 4.68%까지 각각 인상했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가 낮아지면서 채권금리가 다소 떨어졌지만 상승 추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산술적으로 1억 원을 적격대출 받았을 때 대출금리가 0.3%포인트 오르면 매월 내는 이자가 2만5000원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실제 이자 부담은 이보다 더 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시기에는 은행들이 대출 확대 경쟁을 벌이면서 우대금리를 적용해주는 사례가 많았지만 요즘은 금리 산정을 깐깐하게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9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5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는 1일부터 최고 연 4.05%에서 4.25%로 0.2%포인트 오른다. 7월 코픽스(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신용대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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