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500억원대 일감 中企와 나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4일 03시 00분


물류-SI-광고-건설 4개 부문
내부거래 줄이고 경쟁입찰로 전환

롯데그룹이 3500억 원 규모의 내부거래 일감을 중소기업 등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TV 광고와 롯데제과 자일리톨 껌 등 주력 상품의 광고도 외부 광고대행사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3일 그동안 계열사가 맡았던 △물류 부문 1550억 원 △시스템통합(SI) 500억 원 △광고 400억 원 △건설 1050억 원 등 모두 35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그룹 외부의 중소기업 등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이 통과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는 향후 롯데로지스틱스에 발주해 오던 그룹 내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국내외 물류 물량을 모두 경쟁 입찰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대홍기획이 맡아오던 그룹 대표 계열사들의 광고와 롯데백화점의 전단 제작도 경쟁 입찰로 바뀐다. SI와 건설 분야에서도 롯데정보통신과 롯데건설이 주로 맡아 하던 계열사 일감 일부를 개방할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특히 광고 분야의 일감 개방을 통해 중소기업은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고, 롯데는 외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만 회사의 기밀이나 보안에 관련돼 있거나 외부 개방으로 경영상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는 일감 나누기에서 예외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4월 광고, 물류 분야에서 60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LG그룹은 5월 SI, 광고, 건설 분야에서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외부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SK그룹과 삼성그룹도 광고 일감 나누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4대 그룹에 이어 롯데가 재계에서 다섯 번째로 일감 나누기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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