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전통적인 자본조달 수단인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발행을 늘려 기업대출 금리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기업에 싼 비용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은 4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쉐라톤인천호텔에서 경기·인천지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회장은 “지난 정부 때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높은 이자를 주며 예금을 유지했고 이 과정에서 대출금리도 다소 올랐다”며 “예금을 늘리기보다는 산금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 출신으로 박근혜정부 창조경제 설계에 직접 참여한 경험을 살려 창조경제론을 설파했다. 홍 회장은 “창조경제를 너무 급하게 생각하면 산업 생태계를 오히려 왜곡할 수 있다”며 “지금 투자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열매를 수확하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창조금융의 성공 조건으로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눈’을 들었다. 단순히 돈을 많이 쏟아 붓는 걸 넘어, 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이를 꽃피울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건 대기업보다 중소·중견기업이 잘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기업을 발굴하는 능력은 국내 금융기관 중 산은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사퇴한 김종훈 전 후보자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홍 회장은 “젊은 나이에 미국의 400대 부호에 뽑히고 수많은 특허를 보유한 점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그는 창업과 연계할 수 있는 수많은 네트워크를 미국에서 갖고 있었다”며 “그 네트워크를 활용할 목적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쉽게 됐다”고 언급했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정책금융체계 개편작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홍 회장은 “산은 뒤에는 정부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위험)를 지고 갈 수 있다”며 “정책금융의 맏형으로서 민간은행이 투자하기 힘든 곳에 과감하게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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