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NXC 회장(45·사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넥슨 컴퓨터박물관을 8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제주시 한림읍 라온프라이빗 리조트에서 열린 넥슨 컴퓨터박물관 미디어 공개행사에서 “이처럼 공식적인 기자간담회를 갖는 것은 15년 만이다”라고 말해 박물관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의 이야기는 자신이 컴퓨터를 처음 접한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만 해도 컴퓨터를 한번 사용하려면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야 했습니다. 컴퓨터공학과가 처음 생긴 것도 대학 3학년 때였죠.” 서울대 공대 86학번인 그는 당초 전자계산기공학과로 입학했지만 학과 이름이 바뀌며 컴퓨터공학과로 졸업했다.
김 회장은 “모든 것이 새롭고 도전적인 시대였지만 이제는 컴퓨터가 TV만큼 흔해지면서 컴퓨터 관련 학과가 사라질 정도가 됐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런 아쉬움은 컴퓨터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졌다. 그는 “컴퓨터가 세상을 변화시켜온 과정과 앞으로 변화시킬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박물관 건립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그는 10여 년 전부터 박물관 설립을 구상했고 4년 전부터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시품 수집에 공을 들였다. 넥슨의 지주회사 격인 NXC는 이번 박물관 건립에 150억 원을 투자했다.
이달 말 제주시 노형동에 정식으로 문을 여는 넥슨 컴퓨터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상용화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1980년대 오락실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추억의 게임기를 모두 모았다.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창고에서 만든 ‘애플Ⅰ’ 등 다양한 컴퓨터도 함께 전시했다.
김 회장은 넥슨이 만든 첫 게임이자 세계 최초로 그래픽을 넣은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복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99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는 국내 온라인 게임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그는 “초기 이용자가 5명이던 시절, 내가 쓰던 게임 캐릭터 이름까지 생생히 기억난다”고 회상하며 “지금은 볼 수 없는 바람의 나라 초기 버전을 복원해 내년 중 박물관에 전시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넥슨의 미래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재미를 주기 위해 스토리가 있고, 기술력 있는 회사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며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짜릿한 재미를 주는 회사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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