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은행주들은 상당한 부진을 겪었다.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과 쌍용건설 추가지원 등으로 충당금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이자 수익도 줄어드는 등 연이은 악재로 고전하고 있다. 은행주에 대한 실망도 커졌다.
은행주들이 이미 부진을 겪은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이 조금씩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지주는 은행주 가운데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뚫고 예상보다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 신한, 은행주 가운데 수익성 양호
증권업계에서는 신한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을 5000억 원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예상치보다 9%가량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 하락 폭이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보험 등 자회사들이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심규선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한지주는 1분기에도 예상치보다는 조금 낮았지만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냈다”며 “은행의 이자 수익이 감소했지만 비은행 부문 회사들이 실적을 뒷받침해줬기 때문인데, 이런 구조 때문에 신한지주가 은행업종 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건전성도 우수한 편이다.
하반기에 실적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충당금 부담과 함께 이자 수익의 감소폭이 3분기부터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 회복에 따른 주가 상승세는 다소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 황 연구위원은 “KB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워낙 많이 빠진 상황이어서 반등할 여지는 이 두 종목이 더 클 것 같다”면서도 “신한지주는 계속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안정적으로 투자하기에 좋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 달러화 강세, 추가 악재 여부가 관건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수출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주는 대표적인 내수주로, 신한지주는 은행주 가운데에서도 선두주자에 속한다.
수출주와 내수주의 주가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환율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반면 내수주들은 혜택을 받게 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앞두고 전 세계에 풀렸던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 오래 지속된다면 내수주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예상보다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지 않는다면 내수주에는 유리해질 수 있다.
부실기업을 솎아내는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은행의 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심태용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은 모든 은행이 떠안게 되겠지만 신한지주는 현금화할 수 있는 SK하이닉스와 비자카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현재 주가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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