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업 오너 일가나 핵심 임원, 특수 관계인들이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이 쌀 때 사들여 경영권을 탄탄히 하는 동시에 계속되는 하락장 속에서 주가 하락을 막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이다.
한라건설은 지난달 14일 전자공시를 통해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자사주 1만6240주를 주당 6141원에 사들여 보유주식 수를 749만1515주로 늘렸다고 밝혔다. 지분은 0.04% 늘어난 17.86%가 됐다. 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도 7일과 10일 모두 1억9525만 원을 들여 자사주 4000주를 사들였다.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6월 한 달간 14번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7월 들어서도 5일과 8일 자사주를 사들인 윤 회장은 5월 말 대비 보유 주식이 5800주(지분 0.03%)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 역시 대유신소재 13만9570주와 대유에이텍 17만94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법인 자체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달 10일 자사 보통주 33만 주를 주당 7만9100원(총 261억300만 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월드클래스 300’에 포함돼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는 제이브이엠도 최근 자사주 10만9409주를 50억 원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이 단기간에 주가 방어 효과를 내기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보통 대주주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시장 상황이 바뀌면 수요공급 논리에 따라 주가가 크게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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