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의 아홉 번째 주인공은 한국지엠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이다. 실제 서킷에서 프로드라이버와 함께 자동차를 테스트하는 리얼테스트 드라이브에 국산 해치백 모델이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킷 테스트는 일반적인 도로 주행에서는 느끼기 힘든 차량의 운동 성능과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을 종합 평가한다. 차량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특히 자동차의 기본이자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브레이크 성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동안 국산 차량들이 많이 참가하지는 못했다. 기존 아베오에 차세대 6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내·외관 편의사양을 보강한 2014년형 아베오 FUN 에디션은 과연 서킷 테스트에서 어떤 결과를 냈을까?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의 장단점을 들여다봤다.
▶ 3D 입체평가 ■ 한계주행
● 장순호 프로레이서
저·중·고 가속 균일…고속주행은 동급 추월 장시간 서킷 질주에도 브레이크 성능 이상 무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은 서킷에서 수동모드에 놓고 주행하자 자동모드에서 다소 답답함을 느꼈던 것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차량을 탄 것처럼 민첩한 반응 속도를 보였다.
풀 가속 시 중·저속에서 직진가속 성능은 동급 차량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자동 6단 트랜스미션의 기어비가 촘촘하게 배열되어 가속 효율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적합했다. 전체적인 가속 성능과 고속 주행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저·중·고속에서 모두 균일한 가속 성능을 보여주었다. 특히 고속주행은 동급차량에 비해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코너링에서는 해치백의 단점인 언더스티어 현상이 드러났다. 언더스티어는 코너 진입 시 핸들을 돌리면 하중을 받는 앞바퀴로 너무 많은 양의 무게가 쏠리면서 코너 밖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이다. 해치백의 무게 밸런스를 차량의 뒷바퀴 서스펜션이 적절하게 잡아주지 못하면서 앞바퀴 위주의 코너링 특성을 보인 것이다. 물론 이는 프로 드라이버가 서킷을 최고 속도로 주행할 때에만 일어나는 현상이며 일반 도로주행에서는 문제가 없다. 코너링 중간과 탈출에서는 빠른 스피드로 주행이 가능하고 안정된 코너링 성능을 보여주었다.
고속으로 주행하다 급제동을 했을 때 브레이크 반응 속도도 빠른 편이었다. 다만 차량의 무게가 앞으로 쏠리는 하중이동의 밸런스가 좋지 않아 제동거리가 다소 길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제동성능을 따져보면 평균 이상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쉐보레 아베오 해치백 FUN 에디션의 가장 큰 장점은 브레이크 내구성이다. 서킷에서 극한의 상황으로 장시간 주행하였는데도 브레이크 성능에 큰 변화 없이 꾸준한 제동력을 보여주었다.
50자평 “새로워진 자동 6단 변속기는 수동 모드에서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가혹한 서킷 주행을 견디는 브레이크 내구성도 인상적”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빠르고 부드러운 ‘GENⅡ 6단 자동변속기’ 굿 탄탄한 서스펜션 뒷받침된 코너링 성능 우수
“이 가격에 이런 해치백이 가능했나?”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은 독일차 느낌에 가장 가까운 국산차다. 국내 메이커가 소형차를 이렇게 멋지고 단단한 차를 만들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펀(FUN) 드라이빙’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아베오는 분명 좋은 소형차임에도 국내 경차에 밀려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눈은 ‘물건’을 알아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엔진출력은 직분사 엔진의 경쟁차종에 비해 부족해보이지만 일반 주행에서는 문제없는 수준이다. 초반가속은 나쁘지 않지만 6000rpm까지 올려도 쭉 뻗어나가는 가속감은 약간 더딘 느낌이다. 이는 변속충격을 최소화 한 촘촘한 기어비 세팅과 경쟁차보다 90kg 더 무거운 중량(1180kg) 때문이다.
대신 부족한 엔진출력을 만회하는 ‘Gen II 6단 자동변속기’에는 찬사를 보낼만하다. 변속이 빠르고 부드럽다. 덕분에 리터당 14.2km/l의 뛰어난 공인연비를 자랑한다.
단단하게 잡아주는 서스펜션은 어떠한 거친 코너링에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잘 받아준다. 다만 연속으로 이어지는 S자 코너에서는 타이어 그립이 약해서인지 뒷바퀴 접지력이 떨어져 살짝 슬라이드가 난다.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제동력은 흠잡을 데가 없다. 트랙에서 고속주행 후 여러 번 급제동해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인 제동능력을 보여준다. 브레이크 디스크는 열방출이 좋고 내구성이 강하다. 수동모드에서는 기어 노브에 달린 버튼인 토글시프트를 통해 변속이 가능하다. rpm이 레드존에 도달해도 운전자의 조작을 꿋꿋이 기다린다. 버튼 반응이 조금 느려 타이밍을 맞춰 누르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 재미가 쏠쏠하다.
50자평 “독일차 성능에 가장 가까운 국산 해치백. 탄탄한 서스펜션으로 뛰어난 코너링 능력 발휘. 수동 변속기 조작하는 재미도 쏠쏠”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블랙펄+오렌지컬러’ 감성 디자인 대만족 1천만원대 중반의 가격 대비 성능은 최고
“국산 해치백의 재발견”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을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첫 대면하는 순간 일단 완성도 높은 스타일에 호감이 간다. 블랙펄 컬러에 오렌지 컬러의 LED 방향 지시등과 리어 스포일러, 16인치 블랙 알로이휠의 조합은 마치 돈을 충분히 들여 튜닝을 해놓은 듯한 만족감을 준다.
성능도 기대 이상이다. 기존 국산 소형차에서 느끼던 출력, 코너링, 브레이크의 내구성에 대한 불만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초반 가속이 다소 느리긴 하지만 1598cc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내할 만한 수준이다. 반면 중·고속 영역에서는 스포츠 주행을 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능을 낸다.
가격에 2배에 달하는 디젤 해치백 수입 세단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펀 드라이빙이라는 측면에서는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충분한 만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안정적인 코너링이다. 브레이크 성능이 충분히 뒷받침되기 때문에 중·고속 코너링에서 자신감 있게 차를 밀어 붙일 수 있었다.
일반 시내 주행에서라면 토크가 2∼3배에 달하는 수입 디젤 해치백과 견줘도 손색없는 드라이빙 능력을 발휘한다.
고속 영역으로 들어가도 1.6 소형 해치백에서 기대하는 것 이상의 탄탄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운전의 재미와 해치백의 실용성에 1천만원대 중반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까지 고려한다면 쉐보레 아베오 FUN 에디션의 경쟁력은 매우 뛰어나다. 다만 그 가치가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을 뿐이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쉐보레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가 후방카메라와 함께 장착돼 있다는 점도 매력을 더한다.
50자평 “국산 해치백의 재발견. 가격 대비 성능비 최고. 만족스러운 가솔린 연비와 운전의 재미, 해치백의 실용성까지 두루 갖췄다 ”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6월25일 / 날씨: 맑음 / 온도: 영상 26도 / 서킷 테스트 시간: 오전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