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포르쉐 ‘911 카레라’는 얼마 전 모 한류스타의 교통사고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반파된 차량과 달리 운전자는 멀쩡해 화제를 모은 것. 이를 계기로 포르쉐의 성능과 함께 내구성에 감탄(?)한 그는 사고 후 같은 브랜드의 차량을 다시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기자는 최근 새로 생긴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포르쉐의 대표적 스포츠카들을 직접 경험해봤다. 시승 차량은 뉴 카이맨S와 911 카레라 4S. 트랙 주행에 앞서 현직 레이서는 인제서킷이 고조차가 심하고 곡선주로도 가파르기 때문에 전문레이서들에게도 위험한 순간이 찾아온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하지만 사고에도 끄떡없었던 위 사례를 생각하며 차량 한계를 최대한 느껴보기로 마음먹었다.
#카이맨S vs 카레라 4S 첫인상 이 두 차량의 생김새는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고유한 매력을 지녔다. 올해 출시한 카이맨S 3세대는 과거 모델보다 곡선을 강조하면서 콤팩트한 느낌을 전달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높이는 11mm 낮아졌고 휠베이스는 60mm 길어졌다. 특히 양쪽 측면 공기 흡입구가 스포티한 매력을 한껏 살려 조화를 이뤘다. 후면부의 커다란 테일 게이트와 함께 후방범퍼 중앙 아래에 위치한 배기구가 인상적이다.
911 카레라 4S의 경우 차량 뒷부분이 꽤 넓다. 때문에 사륜구동 차량임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후면부 고유의 테일램프 패널은 양쪽 후미등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형태를 갖춰 더욱 넓어진 차량 뒷부분을 강조했다. 또한 검정색으로 움푹 들어간 측면 도어 실 패널과 차량 앞부분 트림 형태의 독특한 측면 공기 흡기구도 911 특유의 역동성과 민첩성을 부각시켰다.
#인제스피티움 서킷 테스트 약 1시간 동안 차량을 번갈아 타면서 인제 F1서킷을 각각 열두 바퀴씩 돌았다. 지난 5월 개장한 인제서킷은 국내 트랙 가운데 가장 험난한 코스를 자랑한다. 때문에 차량을 테스트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카에 올라 시동을 걸자 약 1초간 차량 내부에 울려 퍼지는 쩌렁쩌렁한 엔진음이 잠재됐던 ‘주행본능’을 자극했다.
직선 코스에 들어서 두 차량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불과 2~3초 만에 RPM이 4000가까이 도달했고 속도는 100km/h를 향했다. 차량 외부에서는 가속 시 엔진소리가 서킷을 가득 메웠지만 막상 내부에서는 소음이 크지 않아 어색한 느낌마저 들었다.
곧바로 가속을 높여주는 스포츠와 스포츠플러스 버튼을 누르자 두 모델 특성이 더욱 잘 드러나기 시작했다. 계기판 바늘은 100km/h에서 가파르게 상승해 150km/h를 가리켰지만 차량은 흔들림이 완벽한 주행을 보여줬다. 이는 포르쉐가 복서엔진을 단 이유를 말해준다. 이 엔진은 움직임의 방향 때문에 차의 무게중심을 낮춘다. 직렬엔진과 V형 엔진 등은 피스톤이 위아래로 움직여 무게중심이 높아지는 것과 상충되는 원리다. 이 때문에 복서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고속주행에도 안정감이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사륜구동 vs 후륜구둥 911은 사륜구동을 바탕으로 힘 있는 주행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코너를 돌때 네 바퀴가 차체를 안정적으로 받쳐줘 과감한 주행이 가능하다. 반면 카이맨은 세밀한 핸들링과 브레이킹을 더욱 요구했다. 차체가 가벼워 성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덕에 핸들링하는 내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코너에서 핸들링을 한 동작으로 이어가지 않거나 급작스럽게 하면 바퀴가 견디지 못하고 여지없이 미끄러졌다.
기본 베이스는 911 카레라 4S가 월등히 앞선다. 911 카레라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기까지 4.3초면 충분하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44.9kg·m를 자랑하는 3.8ℓ의 수평대향 6기통 복서엔진을 탑재했다.
이 두 차량은 스포츠카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실용성을 강조한 포르쉐의 철학이 담긴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닌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카레라 4S는 27대, 뉴카이맨S는 11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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