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의 인터넷 메인 페이지에 여성들에게는 생소한 식품 하나가 올라왔다. 그 이름은 바로 ‘군대리아‘(군대와 롯데리아의 합성어), 쉽게 말해 군대식 햄버거였다. 군대리아는 빵 사이에 고기 패티, 치즈, 그리고 딸기잼 등을 직접 넣어 먹는 속칭 ‘짬밥’ 메뉴 중 하나. 상품 설명에는 ‘돈 주고도 못 먹는 진짜 군대리아 재료를 모두 모았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건설업체에 다니는 민모 씨(32)는 인터넷에 상품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주문 버튼을 눌렀다. 마침 군대를 소재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는 “전역한 지 8년이나 됐지만 그때 그 맛을 잊을 수 없었다”며 “예전만큼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군대리아에 대한 소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 초기 물량 7000개는 불과 2, 3일 만에 동이 났다. 티켓몬스터는 추가 물량을 투입하며 1주일 만에 2만2400여 개를 팔았다.
최근 군대를 소재로 한 TV 예능프로그램과 캠핑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군 관련 상품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군 관련 상품은 군대리아뿐만이 아니다. 반합과 전투식량, 군대 양념 등 종류도 무척 다양하다.
얼마 전부터는 대형마트에도 군 관련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4일부터 잠실점, 서울역점 등에서 반합, 국방무늬 방수시트 등 군 관련 상품을 팔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가능성을 포착한 우리쪽 상품기획자가 군납용 반합 제조업체를 먼저 찾아갔다”며 “일단 1000개만 납품받기로 했지만, 곧 모두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지난달 말부터 열고 있는 야외용 조리 도구 기획전에서도 스위스 군용 반합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군인들의 대표 간식인 건빵 역시 ‘민간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롯데마트의 4월 중순∼7월 상순 건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7% 늘었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13일부터 뜨거운 물만 부어 10분 만에 먹을 수 있는 ‘김병장 전투식량’ 3종 세트(해물짬뽕라면밥·고추장비빔밥·스프비빔밥)도 판매할 예정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좀 더 전문적인 군용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해외 군용품 등을 수입해 파는 ‘컴뱃숍’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가량 늘었다. 이 쇼핑몰의 인기 판매 품목 중엔 산악용 배낭, 레인코트, 군용 전기 램프 등 아웃도어 상품이 꽤 많이 들어있다. 권영훈 컴뱃숍 사장은 “침낭이나 매트 등을 사는 30, 40대 남성 고객이 갑자기 늘었다. 군에 대한 TV 프로그램과 캠핑 열풍 덕”이라며 “군용품은 특히 가격에 비해 내구성과 기능이 좋아 캠핑 때 제격이란 입소문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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