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요인 불안하고 회복속도 더딘데… “금리인하-추경 효과 동시에 나타나”
내년 성장률도 4%로 0.2%P 상향… IMF-외국계IB는 주요국 전망 하향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8%로 올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중국 경제의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인을 감안하면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201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8%와 4.0%로 전망했다. 4월 전망치(올해 2.6%, 내년 3.8%)보다 각각 0.2%포인트 높인 것이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감안한 기획재정부의 최근 전망치(2.7%)보다 0.1%포인트 높다.
한은이 새로 내놓은 올해 성장률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 5월 기준금리 인하, 세계 경제의 회복세 등 변동 요인을 감안한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은 1분기(1∼3월)에 전년 동기 대비 0.8% 성장했고 2분기(4∼6월)에는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와 추경 시행의 효과도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다”고 성장률 상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4월 전망치(3.3%)보다 0.1%포인트 낮은 3.2%로 내다봤다. 세계교역 신장률도 4.0%로 0.2%포인트 낮췄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낮췄지만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봐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외부 불안 요인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 선진국의 경제 활성화 정책 등이 한국 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종전의 2.3%에서 1.7%로 낮췄다.
그러나 한은의 성장률 상향 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성장위축 리스크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거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10곳의 전망치 평균도 전달보다 0.1%포인트 내린 2.7%였다.
게다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이른다. 글로벌 금리 상승에 맞물린 국내 시장금리 동반 상승으로 가계의 부채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는 상황이다. 수출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제1의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엔화 약세에 따른 한국 수출의 타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윤은혜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수출과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하겠지만 회복 속도는 정부나 한은 예상보다 느릴 것”이라며 “올해 한국 경제는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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