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통, 관광업계에 ‘중국풍(風)’이 몰아치고 있다면, 중국에서는 ‘한제(韓製)’(메이드 인 코리아’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 ‘미제(美製)’ ‘일제(日製)’라면 일단 품질은 알아줬던 것과 비슷한 추세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국산=좋은 품질’이라는 인식이 깊이 박혀 있고 한국 기업들이 이런 인식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
동원F&B는 2월에 동원참치 제품을 중국시장에 내놓으면서 한국에서 팔리는 참치캔의 겉포장과 거의 똑같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하는 일부 중국어 문구를 제외하고는 상품명과 설명 등이 모두 한글로 적혀 있어 얼핏 보면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과 구별하기 어렵다.
동원F&B 측은 “2011년에 현지 TV홈쇼핑을 통해 ‘한국판 동원참치 세트’ 3000개가 30분 만에 팔려나가면서 ‘한제(韓製) 마케팅’의 효과를 실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광글라스는 유리용기 브랜드 ‘글라스락’을 2011년부터 중국에 수출하면서 제품 포장에 한글을 쓰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230억 원어치가 팔린 이 제품의 뚜껑에 붙는 상표 스티커는 한국에서 팔리는 제품과 똑같이 한글과 영어로 돼 있다. 정구승 삼광글라스 중국담당 팀장은 “당시 중국 측 바이어들이 먼저 한국산 티가 나도록 패키지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현지에서 생산된 ‘짝퉁 제품’들까지 한글 패키지를 베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상하이에 ‘이니스프리’ 브랜드 중국 1호점을 내면서 화장품 매장의 콘셉트를 아예 ‘제주도’로 잡았다. 돌하르방을 매장 입구에 배치하는 한편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인사할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한국말을 쓰도록 했다. 여기에는 한국산 화장품이 프랑스나 일본의 유명 제품만큼 중국 소비자들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자신감이 짙게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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