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차 매물, 1위 그랜저TG와 뉴 5시리즈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7월 18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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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대표 박성철)는 올 상반기 등록된 중고차 매물을 집계한 결과 국산은 현대자동차 그랜저TG, 수입은 BMW 뉴 5시리즈가 각각 상반기 베스트셀링 모델로 선정됐다고 18일 밝혔다.

국산과 수입 모두 베스트셀링 차종은 중형차, 가격대는 1000~2000만 원이 가장 많았다.

국산은 전통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랜저TG와 YF쏘나타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두 모델 모두 신차 시장에서도 판매대수가 많아 중고차 공급량이 많을 뿐 아니라, 그랜저HG와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등 후속 모델이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구형 모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꾸준해 중고차 시장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단종 모델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3위는 최근 신차가 출시된 기아차 K5가 차지했다. K5는 올해 소비자들의 불만이던 승차감과 소음 문제를 개선한 신형 모델을 출시했다. 신차 출시 소식에 상반기에 구형 모델을 처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지난 해 10위권 밖에 머물렀던 순위가 3위까지 상승했다.


4, 5위는 현대차 싼타페CM과 그랜드 스타렉스가 차지했다. 두 모델은 각각 SUV와 승합차로 차종은 다르지만 캠핑과 레저 열풍으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랜드 스타렉스는 SUV보다 많은 인원이 한번에 이동할 수 있고 적재성도 뛰어나 활용도가 높다.

지난 해 베스트셀링 모델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포터2는 순위가 6위까지 밀렸다. ‘생계형 차량’의 대표 모델인 포터2는 최근 자영업자 비중이 감소하면서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포터2를 이용하는 주요 업종인 노점상, 건축업, 포장이사 등이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중고차 수요가 많지 않다.

수입에서는 독일 브랜드의 시장 점령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렉서스 IS250, 크라이슬러 300C, 인피니티 G35가 순위권에 들었으나 올해에는 렉서스 IS250만이 이름을 올려 독일차의 높은 장벽을 실감했다.

지난 해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폴크스바겐은 올 상반기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골프 6세대와 뉴 파사트가 각각 7, 10위에 올랐다. 폴크스바겐은 BMW, 벤츠에 이어 수입차 전성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는 브랜드다. 신차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수입 준중형차에 대한 수요 증가와 7세대 골프 출시로 올 상반기에 지난해 등록대수의 2.2배가 넘는 매물이 등록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차종에서 국산은 중형차(19.6%), SUV(19.3%), 대형차(19%) 순으로 많았다. SUV의 인기와 함께 RV의 순위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경차(7.8%)가 5위에 올랐으나 올 상반기에는 RV(6.7%)가 경차(6.4%)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경차는 전년 동기 대비 비중이 1.7% 감소했다.

수입은 중형차(28.9%)와 준중형차(26.9%)가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며 3위 대형차(19%)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특히 준중형차는 지난 5월 수입중고차 베스트셀링 차종 1위를 기록할 만큼 등록이 많아졌다. 과거 수입중고차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던 차종은 중형차였다. 중형차는 매년 베스트셀링 차종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수입중고차 시장의 약 30%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준중형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2010년 10.4%로 큰 차이를 보였던 두 차종의 격차가 2012년에는 절반으로 줄어 5.3%를 기록했고, 올해는 2%로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입 대형차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SK엔카에 등록된 수입중고 대형차의 비중은 2009년 22.8%, 2010년 22%를 기록해 베스트셀링 차종 2위에 올랐으나 이후 2011년 19%, 2012년 19.5%로 감소해 순위가 3위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까지 등록된 수입중고 대형차도 19%를 기록해 과거처럼 2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베스트셀링 가격대는 국산과 수입 모두 1000~2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국산중고차 인기 가격대는 변함이 없으나 수입중고차 선호 가격대가 낮아져 1000~2000만 원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수입중고차는 2000~3000만 원 비중이 가장 컸지만 올해 들어 판도가 바뀌었다. 1000~2000만 원 매물은 2010년 23.3%, 2011년 24.4%, 2012년 27.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30%를 넘어섰고 연말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입중고차 선호 가격대가 낮아지는 것은 소비자 층 확대와 신차 가격 하락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수입차 브랜드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은 소비자 층을 기존 40~50대 중장년층에서 20~30대 젊은 층으로 확대시켰고 이로 인해 엔트리카 가격대가 3000만 원대에서 2000만 원대로 하락했다. 낮아진 수입 신차 가격대는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보다 더 낮은 가격의 수입중고차를 찾게 만들었다.

SK엔카 종합기획본부 정인국 본부장은 “올 상반기 국산중고차는 캠핑과 레저 활동의 인기에 따라 적재성이 뛰어난 차량이 강세를 보였고 수입중고차는 낮은 가격대 매물의 인기가 급증했다”며 “신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고차를 구입할 때도 개인의 예산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과 구매 목적에 따라 차량을 선택하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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