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아 대표 “겉절이 가르치며 한국의 속 다 보여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2일 03시 00분


[도전해야 청춘이다]<14>한식소개 관광상품 ‘온고푸드’ 최지아 대표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온고푸드’의 최지아 대표는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음식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 종로구 낙원동의 사무실에서 만난 ‘온고푸드’의 최지아 대표는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음식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한국은 어떤 곳이야?”

토고와 브라질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온고푸드’의 최지아 대표(45)는 어릴 적부터 주변에서 고국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았다. 그럴 때마다 최 대표는 난감했다. 한복이나 한옥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 문화를 설명했지만 스스로도 잘 와닿지 않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 건 1993년 일본의 한 요리학교에서 음식을 공부하면서부터. 그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며 한국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이렇게 맛있는 한국 음식이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냐’는 반응이었다. 한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 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조리학교(ICE)를 졸업한 최 대표는 ‘미국 뉴요커는 한식을 어떻게 인식하는가’라는 주제를 연구해 이화여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땄다.

○ 한국 음식 통해 한국 알리기

온고푸드는 외국인 대상 한국 음식 소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2008년 설립됐으며 ‘옛것을 배워 새로운 것을 습득한다’는 뜻의 ‘온고지신(溫故知新)’에서 이름을 따왔다.

온고푸드는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을 가르치는 요리교실과 한국 음식을 관광상품으로 만든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대부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입소문을 통해 이곳을 알고 찾는다. 지난해 요리교실에서 한식 특강을 수강했던 외국인 7명은 각자 살던 곳으로 돌아가 한국 음식점을 차렸다.

“한 미국인 변호사는 요리를 못하는 한인 3세 아내를 위해 한국 음식을 배우러 왔어요. 한국인 부모에게 입양된 한 남자는 ‘한국인 이모를 위해 겉절이를 담그고 싶다’며 괌에서 왔죠. 공통점은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한국 음식을 배우러 왔다는 거예요.”

온고푸드가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은 대표적 한국 음식인 김치, 비빔밥을 소개하는 뻔한 방식을 지양한다. 그 대신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하나뿐인 관광상품’을 내세운다.

대표적인 예가 삼겹살을 굽고 폭탄주를 마시는 한국의 회식 문화를 소개한 ‘나이트 다이닝 투어’다. 프랑스 와이너리 투어와 스페인 타파스(전채요리) 투어를 보고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박물관 큐레이터처럼 한국 식문화를 설명하는 ‘푸드 큐레이터’가 서울 성동구 마장동 고깃집에서 한국인이 자주 즐기는 회식 코스를 소개하는 식이다. 최 대표는 “외국인에게 단순히 맛집을 묶어 소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여러 콘텐츠를 선별해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 차별화된 관광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이전에 없던 관광상품 개발이 목표

최 대표는 현재 정부와 함께 전국 종갓집의 음식문화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수십 대(代)가 살아온 고택(古宅)에서 그 집안 특유의 음식 만드는 법뿐만 아니라 그 종가의 집안사를 한 편의 이야기로 엮어 들려주는 게 그의 목표다.

전남 보성의 녹차밭 투어도 집안 대대로 차를 재배해온 농부를 섭외해 부가가치를 높였다. 최근에는 한 미국인 부부를 위해 백제문화를 소개하는 한 달짜리 맞춤형 관광코스를 준비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여행 경험이 많고 지적 수준이 높으며 비용에 구애받지 않는 고객들이 서서히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온리 인 코리아’, 한국인이 기획한 ‘메이드 바이 코리안’이란 특성을 담은 고품격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온고푸드#최지아 대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