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2분기(4∼6월)에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1년 전 간신히 적자를 면한 수준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3조9330억 원의 매출액과 1조11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49%, 영업이익은 2만2123%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가 1조 원이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낸 것은 2010년 2분기(1조160억 원)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반도체회사들의 ‘치킨게임’(양보 없는 물량 공세)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엘피다-마이크론의 3자 구도로 마무리되면서 ‘승자들의 잔치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살아남은 3개 회사가 공급을 조절하자 국제 반도체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SK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3조8500억 원을 투자한 SK그룹의 공격적인 경영도 빛을 봤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 업계 최고 수준인 28.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 회사가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은 2010년 3분기(7∼9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7∼12월)에도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시장이 다소 침체하더라도 중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기기 보급이 늘어나고 있어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과 새로운 낸드플래시 수요가 생겨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은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사업역량을 강화한 것이 시장 상황 개선과 맞물려 좋은 실적을 이끌었다”며 “하반기에도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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