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복수의 정부 당국자 말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날 종교인 과세방안을 재추진하는 배경과 향후 추진 일정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이미 세금을 내고 있는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 불교 등이 과세의 큰 원칙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을 브리핑하고 8월 세법개정안 발표 때 과세원칙을 밝힌 뒤 내년 1월 세법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세부방식을 확정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현재 기재부는 종교계와 구체적인 과세방식과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종교계는 목회나 성직활동을 일반 직장인의 근로와는 구별돼야 한다고 보고 있어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럴 경우 기타소득에 적용하는 세율(20%)이 근로소득에 매기는 세율(6∼38%)과 큰 차이가 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종교인에게 지급하는 사례금 규모와 근로소득에 적용하는 소득공제 혜택 등을 분석해 과세방식을 조율할 예정이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정부와 종교인이 절충점을 찾는다면 과세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별도로 세목을 만들어 세금을 징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종교인 과세방안에 대해 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인 편이다. 한 공기업 간부는 “70세 노인의 시골 구멍가게에도 세금을 챙겨가면서 서울 강남의 대형 교회나 사찰이 모두 면세라면 어떤 국민이 수긍하겠는가”라며 “이번만은 정부가 원칙을 바로 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를 게재한 주요 언론사의 웹사이트에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윤모 씨는 한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것은 세정의 기본 원칙”이라며 “종교인 소득에 과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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