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시간제 정규직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섰다. 시간제 정규직이란 시간제로 일하지만 4대보험 가입 등의 대우는 정규직 수준인 일자리를 말한다. 신세계그룹은 5일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상반기(1∼6월)에 채용한 1만7000명에 이어 하반기(7∼12월)에도 7000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도 사상 최대 규모인 2조5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은 “국내외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국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및 일자리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며 “유통 소매 기업 특성상 국내투자가 대부분이어서 신규 인력 채용은 대규모의 국내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의 올해 채용 인원(2만4000명)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에는 올해 4, 5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직원 1만1000명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채용 규모(1만3000명)도 지난해의 1.7배나 된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약 750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7000명 채용 계획에는 신세계그룹이 처음으로 도입하는 시간제 정규직 채용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신세계 관계자는 “채용 규모와 부문 등 세부 사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실행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앞으로도 정규직 채용을 꾸준히 늘려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4, 5월 용역업체 소속이었던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판매 전문 사원 및 진열 도급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바 있다.
신세계가 소비 불황 속에서 올 상반기 1조50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하반기 1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례적인 승부수라는 평가다. 2조5000억 원은 신세계그룹이 애초에 정했던 올해 전체 투자금액보다 5000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투자액은 지난해보다는 약 10%가 늘어났다.
투자는 주로 백화점과 마트의 터 매입 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올 하반기 백화점 부문에서는 하남 복합쇼핑몰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 터 매입, 부산 센텀시티 터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신규 용지 확보, 국내외 점포 리뉴얼, 온라인몰 강화 등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아웃렛 부문에서는 신세계사이먼의 부산 프리미엄아울렛 개점(8월 말) 등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그룹은 보통 연초에 투자 및 고용계획을 발표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정권 교체에 따른 관망이 필요했던 데다 노조 탄압 논란 등의 내부 악재가 겹치면서 이례적으로 하반기에 관련 내용을 확정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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