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교육열로 인해 불경기를 모르던 어린이집·학원 같은 교육기관마저 속속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허리띠’를 졸라맨 학부모들이 교육비를 줄인 데 따른 것.
5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교육업체(임대 제외)가 매물로 나온 수는 총 78건으로 3년 새 6배로 증가했다.
대표적인 경매물건이 어린이집과 기숙학원. 어린이집은 영·유아 감소와 경기침체로 원생들이 줄어들어 경영난을 겪게 되면서 경매로 많이 나오고 있다. 광주 북구 삼각동에 위치한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1743.8m² 규모의 어린이집도 유찰을 거듭한 끝에 7월 4일 감정가(16억3027만 원)의 59%인 9억6700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골목길을 사이에 둔 어린이집 두 곳도 나란히 경매시장에 나왔다. 소유자가 동일한 이들 어린이집의 감정가는 각각 14억6430만 원, 9억6068만 원으로 12일 첫 경매를 앞두고 있다.
매년 2월이면 재수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유명 기숙학원들도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한적한 곳에 기숙시설 등을 갖춘 기숙학원 역시 불황의 된서리를 맞은 것.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경매 처분되는 경기 광주시 초월읍 신월리 K기숙학원은 4층 건물로 이루어진 데다 토지면적이 8511m²에 달해 감정가만 160억 원이 넘는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어린이집은 다니는 원생들 때문에 건물을 비워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고 한적한 곳에 있는 기숙학원도 그다지 쓸모가 없다”며 “교육기관이 경매에 나와도 인기가 크게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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