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개선 추세를 보이는 한 양적완화 축소는 시간문제다. 경기가 더 좋아지면 더 빨리 할 수 있겠고 또 나빠지면 다시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9월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떠오르고 있는 데 대해 8일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3명이 6, 7일 잇달아 9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김 총재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양적완화) 때문에 많은 유동성이 나와 있어 시장이 조그만 일에도 과민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출구전략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이 같은 불안전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민 반응이나 과잉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결코 시간을 놓치지 않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사하며 최근 인도 등 신흥국이 겪고 있는 급격한 자본유출이 한국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김 총재는 “한국은 다른 신흥경제국에 비해 성장, 물가, 국제수지, 실업률 등 거시경제지표가 건전하고 외화보유액도 충분하다”며 “지난 1, 2개월 동안 한국의 환율이 가장 안정적으로 움직인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통위는 8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로 유지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0.25%포인트 내린 뒤 세 달째 동결이다. 김 총재는 “국내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완만하지만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여건 변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을 세계경제성장의 리스크로 지적했다.
최근 체감물가가 들썩이는 것과 관련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현재(7월 1.4%)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총재는 “물가 상승률을 올해 1.7%로 설정했는데 중기 물가안정목표 범위(2.5∼3.5%) 하단에 어느 정도 접근할지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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