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대비 꾸준한 상승세 이어가… 하반기 성장률 2% 중반대 예상
“해외파급효과, 이전보다 작을 것”
‘거인이 깨어난다.’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 이 같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적 완화로 풀어낸 막대한 유동성이라는 ‘치료제’를 통해 금융위기라는 ‘상처’를 치유한 것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성장률. 지난해 4분기 0.1%였던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1%, 2분기 1.7%로 차츰 개선되고 있다.
고용 시장과 주택 가격 회복세도 긍정적이다. 7월 신규고용증가인원은 전달보다 적었지만 올해 1∼7월 합계 인원은 134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3000명이나 많았다. 주택가격을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지수는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상승했다. 5월에는 전년 대비 12.2% 올라 2006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택 매매량도 6월에 신규 주택은 49만7000채, 기존 주택은 508만 채로 집계돼 올해 초보다 올랐다.
고용과 주택 시장의 회복은 소비가 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윤기 대신증권 거시경제분석실장은 “하반기에는 2% 중반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소비 회복이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어 내년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아나는 미국과 달리 유럽, 중국은 고전하고 있다. 유로존 실업률은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사상 최고치인 12.1%를 이어갔다. 중국은 성장보다는 거품을 제거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원톱’으로 세계 경제에 온기를 전할 만큼 살아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금융위기를 겪기 전 미국은 펑펑 소비했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확실히 회복될 경우라도 그 온기를 얻는 것은 나라별 시차가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김홍달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경제의 기초 체력이 강한 나라는 빨리 살아날 수 있지만 체력이 약한 나라는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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