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의정부점… 전력 빈자리, 자연에너지로 채웠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14일 03시 00분


35가지 친환경-절전공법
지하까지 통하는 태양광… 에어컨 대신 ‘바람길’…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이마트 의정부점이 ‘찜통 열기’를 차단해 냉방 전력을 줄이고 있다. 카페테리아의 조리용 화덕 주변에 물이 흐르는 플라스틱 벽을 설치해 열기를 식히는 모습. 이마트 제공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 이마트 의정부점이 ‘찜통 열기’를 차단해 냉방 전력을 줄이고 있다. 카페테리아의 조리용 화덕 주변에 물이 흐르는 플라스틱 벽을 설치해 열기를 식히는 모습. 이마트 제공
11일 오후 1시 경기 의정부시 민락동의 이마트 의정부점. 지하 1층의 사무실은 창문도 없고 조명도 꺼져 있지만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환했다. 그 비밀은 ‘자연 채광 조명장치(광·光 덕트)’에 있었다. 이 장치는 지상에 설치한 환기구 모양의 집광기가 끌어모은 빛을 지하까지 그대로 내려보내 준다. 주경현 이마트 의정부점장은 “날씨가 흐린 날 외에는 조명을 따로 켤 필요가 없어서 전기료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신 전력절감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 집약된 이마트 의정부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문을 연 이 점포는 건물의 외벽과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에 35가지의 절전 및 친환경 공법을 적용했다.

건물 좌우로 폭이 30cm인 차단막을 덧대어 그 밑에 그늘이 지게 하는 방법으로 건물에 투과되는 직사광선의 양을 줄인 외벽의 모습. 이마트 제공
건물 좌우로 폭이 30cm인 차단막을 덧대어 그 밑에 그늘이 지게 하는 방법으로 건물에 투과되는 직사광선의 양을 줄인 외벽의 모습. 이마트 제공
여름철 냉방비를 절감하는 비결은 ‘찜통 열기’의 완벽 차단에 있다. 외벽 모두에 단열재를 시공했으며, 최대한 작게 만든 유리창은 3중 특수유리를 이용해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를 차단하고 있다. 이 유리 표면에는 금속 산화물이 얇게 코팅돼 있어 빛을 반사하고 열의 투과를 최소화한다.

게다가 유리창 위에는 차단막 여러 개를 촘촘하게 덧대 건물에 닿는 직사광선과 적외선의 양을 줄였다. 폭 30cm의 이 차단막은 아래로 3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안병조 이마트 기술안전팀 엔지니어는 “전력 절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정부 지역의 계절별 태양 각도를 측정해 차단막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건물 2층의 카페테리아에도 열을 차단하기 위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철판요리용 화덕 주변에는 열 차단을 위한 플라스틱 벽이 설치돼 있다. 벽에는 물이 흘러 요리 과정에서 생기는 열기를 식혀 준다. 주차장 등 냉방을 하지 않는 구역에는 ‘바람길’을 만들어 저절로 순환되는 공기가 열기를 빼내게 했다. 주차장 외벽에 설치한 조도 센서는 여름철에는 자동으로 차양을 내려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차양을 올려 햇빛이 최대한 많이 들어오게 한다.

이 건물은 신(新)재생에너지 기술을 이용해 일부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스스로 전력을 만드는 ‘전력 회생용 엘리베이터’가 대표적이다. 이 엘리베이터는 사람을 태우고 위층으로 올라갈 때에는 전기를 소비하지만 하강할 때에는 위치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꾼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와 정문 지하의 지열(地熱) 시스템도 냉난방 전력을 생산한다. 이규원 이마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당 상무는 “점포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5%가량을 건물에서 자체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며 “블랙아웃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력을 자체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절전·친환경 기술을 통해 다른 점포에 비해 전력 소비를 20% 정도 줄일 수 있다. 연간 절감액은 2억300만 원에 이른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이마트#자연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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