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실시하는 자발적 리콜 규모가 해마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닷컴이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NHTSA)에 등록된 완성차업체별 리콜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20일 한국시간)까지 현대·기아차는 총 4건에 215만300대를 리콜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도요타자동차의 리콜(약 160만대) 규모를 넘어선 수치로 현대·기아차의 미국진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37만1228대)와 비교하면 약 6.5배나 증가했다.
현대차가 올해 처음으로 리콜한 차량은 벨로스터. 벨로스터는 선루프 유리가 깨지는 현상 때문에 지난해 2012년 형 1만3500대에 이어 지난 2월 6100대(2011년 형)를 추가로 리콜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4월 초 200만대 가까운 차량을 리콜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 NHTSA는 현대·기아차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거나,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속주행장치(크루즈 콘트롤)가 해제되지 않는 결함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2007~2011년에 제작된 쏘나타·제네시스쿠페·투싼·싼타페·베라크루즈 등 현대차 5종 105만9824대와 옵티마·론도(카렌스)·세도나(카니발)·쏘렌토·쏘울·스포티지 등 기아차 6종 62만3천658대를 리콜했다. 국내에서도 역시 이들 차종 16만대가 동일 사유로 리콜되는 등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 900억 원의 충당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이와 함께 지난달 3일에는 신형 아제라(그랜저) 5200대에서 조수석 에어백 센서 오작동 결함이 발견됐다. 한 달 뒤엔 제설작업을 위해 도로에 뿌려진 염분으로 차의 후방 서스펜션이 부식됐을 가능성 때문에 쏘나타(2006년~2010년 생산·21만5000대)와 아제라(2006년~2011년·2만4000대) 23만9000대를 리콜했다.
미국에서 현대·기아차의 리콜 규모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품질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림대학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당국이 제작사에 강제적으로 리콜을 명령할 경우 상당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며 “현대·기아차도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잦은 횟수나 대규모 리콜 등은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특히 현대·기아차의 리콜 해당 차종은 대부분 현지 판매 전략 모델”이라며 “이런 경쟁이 심한 차종에서 리콜이 많은 것은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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