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문을 연 삼성물산의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아파트 본보기집 앞에는 대형 파라솔 10개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인기 지역에나 등장했던 이동식 중개업소 ‘떴다방’이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의 대명사로 꼽히던 용인에까지 출현한 것. 30여 명의 중개업자는 본보기집 앞에 줄지어 선 방문객에게 명함을 돌리느라 분주했다.
23일 개관 첫날을 포함해 25일까지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모두 2만4000여 명. 주말 ‘구름 인파’가 몰린 본보기집은 이곳만이 아니다. 한화건설의 충남 천안 ‘청수 꿈에 그린’에도 같은 기간 2만여 명이 방문했고 현대산업개발·GS건설·대림산업·삼성물산 등 4개사가 공동으로 짓는 서울 왕십리뉴타운 1구역 ‘텐즈힐’도 1만여 명을 끌어 모았다.
전세금이 고공비행하는 가운데 정부가 28일 취득세 영구 인하 등 구매 수요를 늘리는 방안 위주로 전월세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예년보다 이른 ‘가을 분양대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분양시장에 이어 매매시장에도 ‘훈풍’이 불어올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주말 문 연 본보기집마다 ‘구름 인파’
실제로 23일 문을 연 본보기집에는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이 9월부터 앞당겨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매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왕십리뉴타운 텐즈힐 본보기집을 방문한 손모 씨(52)는 “단독주택 1채, 빌라 1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집들이 낡고 불편해 취득세 감면혜택이 주어지는 이번 기회에 단독주택을 처분하고 아파트로 옮겨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최근 전세금 급등으로 전셋집 찾기에 애를 먹던 세입자들도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었다. 전세금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차라리 집을 사자”며 마음을 돌려 먹은 것.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세금은 지난주에도 0.20%나 상승했다. 이재만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 분양소장은 “상담 고객의 45%가량이 치솟는 전세금을 못 견뎌 매매로 돌아서는 이들”이라며 “인근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이 70%에 육박하다 보니 전세금에 돈을 보태 내 집 마련에 나선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민간 임대사업자 육성 등의 방안이 추진되면서 주택을 구입해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민 ‘래미안 부천 중동’ 분양소장은 “중소형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이들 가운데는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 부동산 시장에 ‘훈풍’ 불 수 있을까
정부는 28일 취득세 영구 인하를 포함한 전월세 대책을 발표한다. 6억 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율은 현행 2%에서 1%로 낮추고 6억∼9억 원 주택은 현재대로 2%, 9억 원 초과 주택은 4%에서 3%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점도 9월부터 빠르게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이 ‘거래 절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장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전세난에 지쳐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자가 늘고 있는 만큼 전월세 종합대책까지 발표되면 분양시장에 이어 매매시장 상황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취득세 영구 인하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매매 수요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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