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정보-교통량 실시간 분석… 車업계 ‘빅데이터 경영’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 활용분야 늘려가는 글로벌업체들

BMW 일부 차종에 장착된 무선통신시스템 ‘커넥티드 드라이브’. 차 안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기능도 있다. BMW그룹코리아 제공
BMW 일부 차종에 장착된 무선통신시스템 ‘커넥티드 드라이브’. 차 안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하는 기능도 있다. BMW그룹코리아 제공
지구 위를 달리는 수억 대의 자동차가 자료를 수집한다. 지리정보시스템(GPS)으로 교통량을 분석하고 자연재해까지 파악한다. 차에 이상이 생기면 무선통신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앙컴퓨터에 신호를 보낸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이나 교통사고 발생 조건까지 분석한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시작된 ‘빅데이터’(의미를 부여해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 열풍이 자동차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에 장착하는 통신 장비의 비중이 커지면서 자동차가 기계의 영역을 벗어나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창구가 된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텔레매틱스’(자동차와 무선통신설비를 결합한 인터넷 서비스)가 빅데이터를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보고 있다.

○ 빅데이터로 리콜까지 대응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빅데이터 설비 구축을 위한 외주 업체 선정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 있는 실시간 글로벌 품질관리 센터를 강화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지금은 단순히 해외 사업장에서 생산, 판매되는 차의 품질을 원격으로 감시하는 수준이지만 빅데이터 설비를 구축하면 차에 장착된 무선통신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차의 이상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했다.

빅데이터 활용은 해외 자동차 업체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5월 1억3000만 달러(약 1469억 원)를 투자해 미시간 주에 데이터센터를 신설했다. 이전까지 GM 데이터센터는 세계 23개 지역에 흩어져 있었다. 또 업무의 상당 부분을 HP에 외주 형식으로 맡겨 왔다.

GM은 신설 데이터센터에 설치한 슈퍼컴퓨터를 통해 세계에 판매한 차량의 운행 상태를 원격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또 이상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리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GM은 지난해 모두 929만 대를 판매한 세계 2위 자동차 업체다.

GM은 한 번에 수십만 달러가 드는 충돌 실험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일정 부분 대체할 계획이다. 댄 애커슨 GM 회장은 “데이터는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세계에서 운행 중인 차량 약 400만 대에 설치된 통신시스템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품질과 안전성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또 미국 전역에 데이터 기반의 재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 동향을 분석하고 딜러들에게 재고 관리 지침을 제공한다.

○ 고품질 데이터·정보 보안의식 갖춰야

BMW는 최근 일부 모델에 장착한 텔레매틱스 시스템인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빅데이터에 활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쉽게 말해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온라인상의 대형 서버에 자료를 모아 두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 꺼내 쓰는 방식이다.

현재 커넥티드 드라이브가 장착된 BMW 차량은 100만 대 수준이지만 2018년에는 1000만 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00만 대의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하루 1TB(테라바이트·1조 바이트)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수집해 고차원의 실시간 교통 정보와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도요타도 순정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차량 330만 대로부터 위치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해 지도 데이터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빅데이터 활용 움직임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품질 및 개발 능력 확보에도 활용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허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빅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데이터 확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의식, 데이터의 중요성을 살리기 위한 기업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리콜#BMW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