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 뷰]‘버냉키 쇼크’ 泰증시, 위기 속에 기회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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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KTB투자증권 태국법인(KTBST) 대표
김태희 KTB투자증권 태국법인(KTBST) 대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에 대한 발언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던 태국 주식 시장은 최근 신흥국 금융위기설 여파로 충격을 받고 있다. 달러화 대비 밧화의 가치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태국 국가경제사회개발위원회(NESDB)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5% 선에서 3.8∼4.3%로 낮춘 가운데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4.1%로 나타났다.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글로벌 경제성장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수출 감소와 내수성장 둔화,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 집행 지연 등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잠재적인 위험요소로는 가계부채 증가, 외국자본 진출 둔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귀국 문제로 인한 정국 불안 등을 꼽을 수 있다.

태국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계획한 대규모 정부 프로젝트들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태국 행정법원의 통합수자원관리 프로젝트에 대한 위헌 판결 및 집행금지조치에 따라 추가 환경평가 및 주민공청회를 거쳐야 하는 등 상당 기간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합수자원관리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전체 프로젝트의 50% 이상을 한국 K-water 컨소시엄이 우선협상권을 얻은 상황에서, 최종 계약 체결이 지연돼 한국투자자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고속철도, 고속도로, 철도 복선화, 심해항, 산업단지 개발 등 700억 달러에 이르는 태국 장기 인프라개발계획은 여전히 태국 경제활성화의 중요한 축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 태국 정부가 풍력, 태양광, 폐에너지(Waste Energy)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현재 태국에서는 여러 한국 기업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태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한국 기업과 자본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은 경제의 불안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내수 성장이 꾸준하고 대규모 인프라 개발 사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국제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태국 은행업 순위 5위인 아유타야 은행이 일본 은행에 팔리고, 태국 정부가 외국은행 자회사 신규 설립을 허가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태국 증권거래소 공시 내용에 따르면 일본 최대은행인 MUFJ(도쿄-미쓰비시 UFJ)는 최근 미국 GE캐피털이 보유한 아유타야 은행의 지분 25%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MUFJ는 GE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총 2370억 밧(약 8조5000억 원)을 들여 아유타야 은행을 인수할 예정이다.

태국 은행권의 인수합병 단골 대상인 TMB(Thai Military Bank)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외국은행이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태국 재무부는 최대 5개까지 외국은행 자회사의 신규 설립을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태국은 내년 6월까지 5개 이내의 외국은행 신규 자회사 설립을 허가할 계획이다. 모두 20개의 지점 개설을 허가한다는 조건이며 최초 설립자본금 요건은 200억 밧(약 7400억 원)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한국계 은행은 모두 태국에서 철수한 상태다. 최근 한국계 은행들이 태국 재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은행업 성장이 정체돼 해외 진출을 중요 화두로 삼고 있는 터라 이번이 태국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희 KTB투자증권 태국법인(KTBST) 대표
#버냉키쇼크#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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