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빠른 LTE 경쟁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31일 03시 00분


1.8GHz 인접 광대역 주파수 9001억원에 낙찰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치러진 이동통신용 차세대 주파수 경매에서 이동통신 3사 모두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했다.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은 종전보다 2배 이상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KT는 이르면 10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작할 계획이어서 이동통신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0일 “주파수 경매 결과 KT가 9001억 원을 써내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1.8GHz(기가헤르츠)의 인접 대역인 D2블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또 “같은 1.8GHz 대역의 C2블록은 SK텔레콤(1조500억 원)이, 2.6GHz 대역의 B2블록은 LG유플러스(4788억 원)가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예상보다 싼 가격에 D2블록을 확보한 KT는 경쟁사에 뒤처진 LTE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LTE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KT는 경쟁사들이 최근 선보인 ‘LTE-A(어드밴스트)’ 서비스마저 자사의 900MHz 주파수의 불량으로 적시에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표현명 KT T&C부문장(사장)은 “진정한 LTE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며 “수도권에서 2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는 10월부터, LTE-A 서비스는 연말쯤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KT의 인접 대역이 경매에 포함되는 데 대해 반발해 왔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결과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회사 역시 차세대 광대역 주파수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확보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황금 주파수’로 불리는 1.8GHz 대역에서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이르면 연말부터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주파수 경매는 19일 시작해 주말을 제외하고 10일 동안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됐다. 낙찰된 3개 주파수의 합계는 모두 2조4289억 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지만 경매가 예상만큼 과열 양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조규조 미래부 전파기획관은 “50차례 오름 입찰 경매에서 낙찰자를 가릴 수 없어 최종 밀봉 입찰을 통해 주인을 가렸다”며 “시장가치가 합리적으로 반영된 가격에 낙찰됐으며 큰 잡음이나 부정 없이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말했다.

차세대 주파수의 주인이 가려짐에 따라 이동통신 3사의 광대역 LTE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파수 광대역화란 2차로를 4차로로 늘리는 도로 확장 공사에 비유할 수 있다. KT와 SK텔레콤은 기존 기지국을 그대로 둔 채로 2배 빠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50차례에 이른 오름차순 경매는 KT의 인접 대역으로 불린 D2 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경매 중반까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합군을 형성해 KT가 인접 대역을 확보하는 것을 막거나 해당 대역의 가격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경매 후반에 들어서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연합전선을 깨고 1.8GHz의 또 다른 광대역인 C2블록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였다. 마지막 순간 자금력이 앞선 SK텔레콤이 1.8GHz 대역의 C2블록을, LG유플러스는 2.6GHz 대역의 B2블록을 최저가에 확보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KT#주파수 경매#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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