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하면 뮤지컬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단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뮤지컬은 ‘킨키부츠(Kinky Boots)’라는 작품으로 화려한 무대와 음악이 유명하다. 올해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쓴 이 뮤지컬은 유명 팝가수 신디 로퍼가 작곡한 음악 때문에 더욱 인기가 있는 듯하다.
뮤지컬은 영국에서 몇 대째 가업으로 정장용 구두를 만들던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회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장용 구두 사업에만 집중해 왔던 이 기업은 몇 대째 이어온 전통을 깨고 여장 남자들이 신는 긴 부츠(Kinky Boots)로 주력 사업을 바꾼다. 시장의 변화를 인지하고 자신의 핵심 사업마저 바꿀 정도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뮤지컬은 또 그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도 비중 있게 다룬다.
기업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선 현실세계의 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기업들의 창조 비즈니스가 얼마나 힘들고, 또 그 변화의 핵심이 조직 구성원들에게 달려 있다는 점을 강하게 느끼게 해줬다.
뮤지컬 속 구두 회사처럼 실제로 기존 산업에서 탈피해 새 비즈니스를 창조해 내는 기업이 많다. 테슬라모터스라는 회사가 대표적이다. 전기자동차 회사로 최근 미국에서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10년간 적자였던 테슬라는 올해를 계기로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진정한 의미의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구글이 구상하는 무인자동차 역시 주목할 만하다. 구글 맵으로 유명한 구글은 바로 이 위치정보시스템을 활용해 현재 서부에서 무인자동차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런 서비스가 성공하고, 여기에 전기자동차까지 활용하게 된다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미래의 교통시스템이 실현되는 것이다.
테슬라모터스의 창업자인 엘런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상업화에 성공한 데 이어 또 다른 사업안을 내놓았다. 여객기보다 최고 7배 빠른 초음속 열차 ‘메가 트레인’이 그것이다. 진공 상태의 터널 속에 캡슐 모양의 자기부상열차를 공중에 띄워 놓은 채 진공 속에서 총알처럼 이동하는 원리로 서울∼뉴욕 구간을 2시간 내에 주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머스크의 구상이다.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그와 그의 사업에 시장의 관심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테라푸기어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7년 전 개발에 착수한 이래 최근 도로 주행과 비행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물론 상업성이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사업 아이디어와 그 실행력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비단 미국 기업만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한 대기업이 내놓은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가 컨슈머리포트 등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가 한국 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흔히 100년을 살아남은 글로벌 기업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데 100년을 존속하려면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 독보적으로 시장을 가지려면 기업의 창조적인 마인드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 그 출발점은 킨키부츠의 한 종업원이 외친 이 한마디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You change the world when you change your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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