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창조경영]연구원 개편… 미래 먹거리 창출에 총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창조경제는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 먹거리 창출이다.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다각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

한전은 산하 전력연구원에 대해 최근 조직, 연구분야 등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전력연구원은 한전이 가정과 산업계에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전력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기관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전력연구원이 살아야 한전의 미래가 있다. 융·복합 창조경제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글로벌 톱 연구원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선 미래 먹거리 창출 전담 연구조직인 ‘미래기술연구소’를 8월 신설했다. 지금까지 연구원의 연구 조직은 현재의 전력 생산과 공급에 초점을 맞춘 파트로만 짜여 있었다.

미래기술연구소는 해상풍력, 바이오, 수소에너지, 지열 등 미래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기술을 연구하게 된다. 또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 신소재도 개발한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하거나 전력 설비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 등이 이곳에서 다뤄진다. 현재 475명인 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20%가 투입됐다.

연구원에 신수종(新樹種) 분야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프로젝트팀도 신설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구사업단과 마이크로그리드 연구사업단이 만들어졌다.

ESS는 전력이나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송전하는 일종의 배터리를 말한다.

빌딩이나 공장에 ESS를 설치하면 밤새 저장한 싼 심야전력을 한낮 피크시간대 이용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것도 줄일 수 있다. 고효율 저장장치와 이를 운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게 ESS 연구사업단의 주요 업무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연구 비중도 확대된다. R&D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미래 연구 비중을 지금의 12%에서 33%까지 대폭 늘린다.

현재 71%를 차지하고 있는 전력 운영기술 관련 연구를 50%로 낮추는 대신 창의 연구는 2%에서 8%, 미래기술 연구는 10%에서 25%로 늘릴 방침이다.

연구 인력은 현재 475명에서 2018년 750명, 2025년 1000명으로 점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10%는 해외 인력을 채용해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연구원 역량평가제도 도입한다.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구원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등 당근과 채찍을 확실히 사용하겠다고 한전 측은 밝혔다.

한전은 창조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중소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발판으로 한 지속 발전 경영을 펼치고 있다.

한전은 협력업체 가운데 96%가 중소기업이다. 전력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곧 한전의 경쟁력인 셈이다. 한전은 이에 5월 중소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협력적 기업생태계 조성 등 동반성장 추진 전략을 확정했다.

우선 수출 잠재력이 큰 중소기업 제품에 한전의 수출 브랜드인 ‘한전 보증 파트너(KEPCO Trusted Partner)’의 사용권을 주기로 했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KEPCO’라는 날개를 달고 해외시장에 나가는 것이다. 올해 50개 회사를 시작으로 내년 확대할 계획이다.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 한전 조달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도 낮추고 있다.

전력기자재는 중요도에 따라 사전에 등록한 중소기업에 한해 한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한전은 이 같은 사전등록 품목을 25% 이상 줄여 문호를 넓혔다. 중소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납품 실적 기준도 대폭 낮추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