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창조경영]대화창 넓히고 아이디어 공유… 업무효율 높이는 ‘소통 문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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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립 12주년을 맞은 한국동서발전은 당진화력본부를 비롯한 5개 사업소를 통해 전국 발전설비의 약 11%(총설비용량 9426MW)를 운영하는 국내의 대표적 발전회사다. 2020년까지 매출액 12조 원 순이익 1조 원을 달성해 세계 10대 에너지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동서발전은 목표 달성을 위한 동력으로 ‘창조경제’를 꼽는다. 창조경제 활동의 핵심으로 ‘창의와 자율 중심의 가치 제안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매월 열리는 확대간부회의를 녹화해 무삭제로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등 내부 소통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가치 제안 활동으로 304억 원 성과

동서발전은 지난해 1월부터 회사 내에 창의적·자율적 혁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가치 제안’ 활동을 진행 중이다. 회사 구성원으로부터 가감 없이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 받는 것. 채택돼 실행하게 된 사례는 지식 자산으로 등록해 전 직원이 공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동서발전의 가치 제안 활동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제안 건수는 2213건. 한국 동서발전 직원 전체(2201명)가 1건씩 제안한 셈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다. 등록된 제안 중 42%가 실제로 채택됐다. 회사 측은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3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서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호남화력발전소의 ‘폐수찌꺼기 재활용’은 가치 제안 활동 성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호남화력발전소는 민간 업체에 폐수찌꺼기를 위탁해 매립해 왔다. 하지만 2010년 폐수찌꺼기 발생량이 크게 늘자 매립 비용도 덩달아 크게 늘어났다. 비용을 고민하던 한 직원은 가치 제안을 통해 ‘폐수찌꺼기에는 중금속이 없는데도 환경오염 물질로 인식돼 매립해 자원 낭비가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협력업체와 협업해 폐수찌꺼지 재활용 적합시험을 반복했다. 결국 연간 1만4000t의 폐수찌꺼기를 친환경 건축 및 토목용 자재 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해마다 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치 제안 활동을 협력회사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서발전은 지난달부터 회사에 축적된 제안 자료를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려는 중소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는 91개 협력회사 직원 281명에게 ‘발전소 건설현장 품질혁신’ 등 4개 과정을 제공해 현장에서 개선 활동에 나서도록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과 SNS를 이용한 소통경영

동서발전 직원들은 매월 열리는 간부회의를 사내 인트라넷으로 볼 수 있다. 회의 중 간부들이 설전을 벌이는 모습도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올라온다. 그 덕분에 일반 직원들도 ‘윗선’의 의중을 고민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간부들의 업무보고도 사장과 해당 부서 직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다. 보고 이후에는 직원들이 직접 간부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 모습도 카메라에 담겨 회사 직원들에게 공개된다.

내친김에 자체 인력으로 인터넷 사내 방송 ‘Hello! EWP’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영 중인 이 방송은 ‘우리가 만드는 우리들의 방송’이라는 주제로 모든 프로그램을 직원들이 직접 취재하고 제작한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 중심의 사내 방송 형식을 벗어나 임직원들의 생각을 공유해 사업소 간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복안이다.

회사 직원들의 만족도도 크다. 7월 사내 방송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86%가 ‘적극적으로 시청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77%가 ‘회사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회사의 동정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동서발전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등 소통 채널을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시간 사내 정보 공개를 통해 소통을 통한 창조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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