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3일 오전 포스코 경북 포항 본사와 전남 광양 제철소,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동시에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20여명의 직원을 파견해 세무자료를 확보하고 본부장급 임원의 자료도 확보했다.
국세청은 정기세무조사라고 밝혔지만 2005년과 2010년 5년 단위로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3년만에 이뤄진 이번 조사가 특별 세무조사가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측은 “국세청 측이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이뤄지면서 대표적 ‘MB맨’ 정준양 회장에 대한 거취 문제가 또 다시 불거져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2월 3년 임기를 마치고 회장에 재선임, 2015년 초까지 임기가 보장된 상태다.
그럼에도 정 회장의 거취와 관련된 소문들이 계속 불거져 나오는 것은 최근 몇몇 정황과 연결돼 있다. 포스코가 재계 순위 6위임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지난 6월 말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동행했다가 현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최한 국빈 만찬에 주요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와의 오찬에도 초청받지 못했다.
당시 청와대 측은 “순수 민간기업 등으로 참석 대상을 한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소문의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정부는 포스코 인사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유상부 회장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고,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뒤인 2009년에는 이구택 회장이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중도 퇴임했다는 점을 미뤄보아 이번 국세청의 대대적인 포스코 세무조사는 더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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