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팔자 상팔자… 잔밥 대신 프리미엄 사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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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반려동물 식품 ‘아미오’ 출시
年1조 시장 식품-유통업계 경쟁 치열

“개밥도 식품이다.”

풀무원건강생활은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반려동물 산업 시장 진출을 발표하며 사료란 말 대신 ‘반려동물 식품’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사람을 위한 음식을 만들던 식품기업이 개와 고양이를 위한 먹을거리도 잘 만들 수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식품·유통기업들이 잇달아 반려동물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식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경기 불황으로 매출 정체가 지속되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들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영양 많은 사료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기존 이미지가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식품·용품 및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9000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이 시장은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고품질 사료를 중심으로 급성장해 왔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4.3%나 된다. 전문가들은 2020년대에는 시장 규모가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는 국내 가정 비율은 17.9%나 되며 반려견(犬)은 440만 마리, 반려묘(猫·고양이)는 116만 마리로 추정된다.

현재 국내의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70%는 네슬레, 마스 등 외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소비자 사이에서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 먼저 뛰어든 국내 대형업체는 이마트다. 2010년 엠엠도그 등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놓아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올 2월 CJ제일제당이 ‘오프레시’란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천연 동·식물성 재료 외에 인공적인 첨가물이나 색소향미제를 전혀 넣지 않았다”며 “수입 제품은 해외에서 들여와야 해 유통 과정이 긴 반면 오프레시는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온라인에만 국한된 유통채널을 최근 이마트 등 오프라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풀무원은 프리미엄 반려견 식품을 시작으로 점차 사업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이번에 내놓은 ‘아미오’ 제품은 유기농 원료를 주로 사용한 ‘유기농급’ 사료다. 좌승엽 풀무원건강생활 신사업 담당자는 “합성첨가물이 없는, 미국과 유럽의 유기농 인증을 획득한 천연원료를 70∼95% 사용했다”며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아미오 제품은 온라인 ‘아미오몰’과 오프라인 올가홀푸드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편 기업들의 반려동물 이·미용 및 의료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대한제분 계열사인 DBS는 2011년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이리온’을 열어 의료, 미용, 호텔, 유치원, 예절교육, 입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청담점을 시작으로 2년 만에 송파, 대치, 상암, 일산, 판교에까지 지점을 냈다.

유통업체들은 ‘반려동물 소비자’를 앞다퉈 끌어들이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2010년과 2012년 각각 반려견 전문 매장을 연 데 이어 올 초엔 홈플러스까지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관 ‘아이 러브 펫’을 개장하면서 경쟁에 뛰어들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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