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전기차 타고 ‘훨훨’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5일 03시 00분


전기車 시장 성장하며 투자자 관심
삼성SDI 4개월만에 42% 급등, LG화학 6월이후 26% 올라
“대중화 멀었다” 투자신중 의견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나홀로 고공행진을 하는 종목들이 있다. 바로 ‘2차전지주’다. 2차전지는 휴대전화, 태블릿PC와 같은 정보기술(IT) 기기와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등에 쓰인다. 이 가운데 친환경 자동차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2차전지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날개 단 2차전지주


대표적인 2차전지주는 삼성SDI와 LG화학이다. 삼성SDI 주가는 올해 4월 23일 12만25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4일 1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개월여 만에 무려 42.8%나 올라 과열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LG화학도 이날 29만4500원에 마감돼 올해 들어 주가가 가장 낮았던 6월 25일(23만3500원) 이후 26%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5%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배터리 완성 제품을 만든다.

2차전지 관련 소재나 첨가제, 장비 등을 만드는 업체로는 포스코켐텍, 솔브레인, 일진머티리얼즈, 피앤이솔루션, SK이노베이션, 후성, 코스모화학, 상신이디피 등이 있다.

올해 상반기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3만70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5% 늘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전기차 판매량이 2020년에는 적어도 43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계속 나오고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향상되고 주행거리가 향상되는 점도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전기차 시장이 커지는 데 촉매제가 되고 있다.

○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관건”


일각에서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판매에 따른 이익이 실현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기대감이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관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의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 것은 맞지만 2차전지 시장의 주력 분야가 소형 배터리에서 전기차 배터리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상승이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기차 시장의 실제 성장 속도다. 문경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데다 충전 시설도 곳곳에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화되려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처럼 전기차도 단시간에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교체주기가 스마트폰은 평균 1∼2년으로 짧은 데 비해 차량은 6∼7년으로 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폭발 사고가 발생해 안전성 논란이 벌어질 경우 대중화 속도는 더뎌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2차전지 업체별 사업구조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배터리 소재, 첨가제, 충전 시설 가운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만드는지 파악해야 한다. 해당 시장의 경쟁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고 그 안에서 업체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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