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 회장의 ‘조용한 개혁’
“지금은 덩치 대신 힘을 길러야할 때, 부실여신-신용손실 관리 강화할 것”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4일 취임 55일을 맞았다. 임 회장은 재정경제부 제2차관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KB금융지주 사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취임 이후 ‘위로부터의 조용한 개혁’을 추진 중인 임 회장의 전략은 뭘까.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전략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Back to the basic).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의 여파가 태풍처럼 몰려올 것이다. 덩치는 큰데 힘이 없으면 바람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덩치를 키울 때가 아니라 힘을 길러야 할 때다. 국민은행이 제일 잘하고 있는 분야가 리테일(소매금융)이다. 리테일부터 시작해서 체질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그런 경쟁력이 바탕이 됐을 때 국민은행은 리딩뱅크의 확고한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경기 침체로 부실의 여파가 언제 몰려올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다.
“스포츠에서는 야구든 축구든 빗장수비가 강팀의 전제조건이다. 화력이 막강해도 수비 실책이 잦으면 이기기 어렵다. 기업경영도 같은 이치다. 단기적으로 수익을 많이 내더라도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가 없다면 성공하지 못한다. 부실 여신과 신용 손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서 잠재적인 위험자산의 부실화를 미리 차단해야 한다. 운용자산을 다변화하고 우량자산 중심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조직 관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나는 ‘채널’(출신 은행)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다. 채널 갈등을 없애서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 인사에서 채널이 아닌, 실력을 볼 것이다. 국민은행은 성장 잠재력이 큰 조직으로 직원의 맨파워도 뛰어나다. 이들이 잠재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겠다. 직원들이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시스템에 따라 운영이 잘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
임 회장은 대정부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은행원 출신이 아니어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 10년간 지속돼 온 내부 갈등을 조율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6명이던 부회장을 3명으로 줄이고 사장급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통합했다. 지주사의 권한도 단순화하는 등 소리 나지 않게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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