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평가 148개국 중 25위… 노사협력-정책 투명성 낮은 점수
말레이시아에도 순위 밀려
한국의 국가경쟁력 지수가 20위권 밖으로 크게 떨어졌다. 장기 저성장과 고질적인 노사 갈등, 북한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148개국 중 25위로 지난해(19위)보다 6계단 하락했다. 한국의 WEF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11위까지 올라선 뒤 지난해 잠깐 반등(24→19위)한 것을 제외하면 줄곧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스위스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싱가포르 핀란드 독일 미국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9위, 대만은 12위를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도 24위를 차지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부문별로는 ‘제도적 요인’이 62위에서 74위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112위), 정부 규제 부담(95위), 정책 결정의 투명성(137위), 테러에 따른 기업비용(106위) 등이 하위권이었다. 노동시장과 금융시장 분야도 점수가 낮았다. 노사 간 협력(132위), 고용 및 해고 관행(108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97위)을 비롯해 은행 건전성(113위), 대출의 용이성(118위) 등이 나쁜 평가를 받았다.
기재부 당국자는 “이번 순위 산정을 위한 기업인 설문조사가 북한 핵실험과 개성공단 사태가 불거진 4, 5월에 이뤄지면서 ‘북한(테러) 리스크’가 전체 순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며 “8개 분기 연속 0%대 저성장 등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도 전반적인 순위 하락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0%로 세계 189개국 가운데 117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57위)보다 60계단이나 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4일 추경호 기재부 차관 주재로 ‘제1차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고 무역·투자 노동시장 금융시장 사회자본 기업경영활동 등 그동안 집중적으로 거론돼 온 경쟁력 취약 분야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헤리티지재단의 평가에서도 지난해 31위에서 올해 34위로 3계단 떨어졌고,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평가에서는 3년째 22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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