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상권의 상징이었던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에서 최근 3년간 경매로 나온 근린상가 물건이 7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는 것. 반면 공연, 클럽 미술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인근의 홍대입구 상권은 서울 5대 상권 가운데 경매물건이 가장 적었다.
8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2010년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에서 유동인구와 상가밀집도가 가장 높은 5대 상권(신촌·명동·강남역·홍대입구·건대입구)의 경매시장을 분석한 결과 신촌 상권 소재 근린상가 경매물건이 총 730개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4대 상권의 근린상가 경매물건은 224개였다. 강남역 상권 경매물건은 80개로 두 번째로 많았고 이어 명동이 68개, 건대입구가 59개 순이었다. 홍대입구 상권은 17개로 가장 적었다.
이같이 유력 상권에서도 경매로 넘어가는 근린상가 물건 수에 차이가 나는 것은 변화하는 상권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990년대까지 종로 명동과 더불어 ‘강북 3대 상권’으로 불리던 신촌 상권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서울 서북부 최대 상권이라는 지위를 홍대입구에 넘겨줬다. 사람들을 끌어들일 새로운 콘텐츠 부재와 건물 노후화 등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침체 일로를 걷는다는 평가다. 신촌 상권 경매물건 수는 2008년 18개에서 2009년 70개로 늘어났고 2010년에는 154개로 급증했다.
반면 홍대입구는 2009년 근린상가 경매물건이 하나도 없었고 2011년에도 1개가 나오는 데 그쳤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극에 달한 2012년에도 경매물건 수는 8개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지하철 6호선 상수역까지 홍대입구 상권이 확장돼 상권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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