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LG화학 글로벌 HR팀 紙上첨삭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1일 03시 00분


“주관적 사례 나열 무의미… 팩트 중심으로 써라”

“좋은 자기소개서의 첫 번째 요건은 ‘팩트를 중심으로 기술했는지’입니다.”

LG화학 글로벌HR팀 관계자는 “아무리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자신의 장점을 설명하더라도 그 안에 팩트가 없다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선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HR팀 관계자는 “차별화란 자기가 가지고 있지도 않은 강점을 인위적으로 꾸며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사실에 근거해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때 나온다”고 말했다.

LG화학 글로벌HR팀은 이화여대 행정학과 4학년 A 씨와 한국산업기술대 전자공학과 4학년 B씨의 자기소개서를 첨삭 지도했다.

○ ‘팩트’를 중심으로 기술해야

LG화학이 제시한 자기소개서 첫 문항은 ‘개인의 특성에 대해 장점 중심으로 기술하라’이다. A 씨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한국의 선택’이라는 수업에서 자원과 기술을 활용해 이익을 내는 무역게임을 했다. 이때 참신한 발상과 적극성을 발휘해 돈을 벌 수 있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글로벌HR팀은 “작성자가 본인의 강점을 나타내기 위해 수업을 통한 경험이라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어필하려는 시도는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사례는 남과 다른 본인만의 강점을 부각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하나의 사례로부터 참신한 발상과 적극성,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까지 세 가지 장점을 뽑아낸 것은 다소 의욕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며 “어느 것이 진짜 장점인지 혼동할 수 있고 차별화도 부족해 오히려 한 가지도 뛰어난 것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가급적 하나의 장점에 집중해서 기술해 줄 것을 주문했다.

B 씨는 연극부 활동을 할 때 배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진해 배역을 맡았던 경험과 대학생 기자단에서 리더로 활동하며 조원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LG화학 글로벌HR팀은 “지원자 본인만 알 수 있는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례나 경험은 의미를 찾기 어렵다”며 “자기소개서는 면접에서도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팩트에 근거해야 면접위원들에게 질문할 거리를 많이 제공할 수 있다. 내용은 많지만 정작 물어볼 것이 없는 자기소개서가 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 회사 관련 용어는 신중하게

두 번째 문항은 ‘LG화학의 관심 사업부문 및 희망하는 직무와 그 이유에 대해 기술하라’다. A 씨는 “LG화학은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며 강한 실행력의 가치를 통해 고객에게 신념을 쌓고 ‘LG WAY’를 실천하는 기업이다. 스피드(SPEED) 경영철학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석유화학 부문 홍보를 담당하는 직무는 저의 글로벌마인드를 가장 잘 펼쳐 보일 수 있는 분야”라고 희망 직무를 밝혔다. 글로벌HR팀은 “회사와 관련된 용어를 사용할 때는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 용어의 정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사용하면 진부할 수 있는 데다 간혹 부적절한 사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홍보 직무에 지원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좋겠다. 회사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본인이 지원한 직무와 관련한 역량 또는 잠재력의 보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미사여구보다는 솔직함과 담백함

두 번째 문항에서 B 씨는 “구매업무의 핵심 역량인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췄다. 구매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고객 눈으로 바라보고 고객 마음으로 통하는 사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HR팀은 “본인이 희망하는 직무를 명확히 밝힌 부분은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왜 구매업무의 핵심역량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는 부분은 아쉽다”고 코멘트했다.

글로벌 HR팀은 이외에도 A 씨와 B 씨에게 “직무를 선택한 동기와 이를 위해 본인이 준비한 내용 또는 잠재력의 수준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 ‘열정’ ‘에너지’ ‘창조적인 도전정신’ 등 너무 이상적인 어휘를 선택해 자주 사용하면 진정성이 약해진다”며 “현학적인 용어, 감성적이고 화려한 미사여구보다는 솔직 담백하게 본인만의 톤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일자리클리닉’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참여해 자기소개서를 첨삭 지도하고 입사지원 팁,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 구직자들은 청년드림센터 홈페이지(www.yd-donga.com)에서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제출하면 됩니다. 다음 클리닉 대상 기업은 포스코입니다.
#LG화학#자기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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