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유통업계가 대표적 고급 명절 선물인 국내산 송이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무더위가 길었던 데다 강수량이 적어 송이 채취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부족한 국내산 대신 중국산 송이를 들여오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산 송이버섯의 주요 재배지는 강원 양양군과 경북 울진군 봉화군 등이다. 송이는 습기가 많고 평균온도가 18∼24도인 환경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올해는 8월 말까지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고 9월에는 가뭄까지 겹쳤다. 주요 산지에서는 아직 송이가 지면 위로 올라오지도 않은 상황이다. 당연히 올해는 송이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국내산 송이버섯의 본격적인 수확이 예년보다 3주 늦은 이달 20일 이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국산 송이를 구하려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9일 강원 인제 산지직송 송이버섯 350g을 운좋게 겨우 구했지만 이 송이는 3주 전에 예약한 고객들에게 바로 팔렸다.
이에 따라 일부 유통업체는 수입 송이를 들여오는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송이 매출 중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 자연송이의 비중은 2011년 21%에서 2012년 33%로 매년 늘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산 자연송이의 대안상품으로 최근 중국 지린(吉林) 성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채취한 ‘백두대간 자연송이’를 들여왔다. 18일까지 500g에 19만8000원, 1kg에 34만8000원에 판매한다. 백두대간 자연송이는 국내산보다 값이 40% 정도 싸고 채취 후 2, 3일 안에 항공 직송으로 들여와 맛과 향이 국내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롯데마트 역시 국내산 자연송이 수급이 어려워 ‘중국 히말라야서 자란 자연산 송이’(kg당 37만 원)를 팔고 있다.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은 중국 옌지(延吉)에서 들여온 송이버섯을 kg당 36만 원에 본점과 천호점, 신촌점에서 팔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이 이르고 송이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 처음으로 중국산 송이버섯을 들여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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