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전통시장]“상인은 벤처정신 무장… 국민과 기업은 따뜻한 응원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13일 03시 00분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인터뷰

“전통시장도 이제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전통시장의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12일 대전 서구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소기업청의 전통시장 지원은 소프트파워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 청장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의 주요 실행 부처 수장답게 인터뷰 내내 ‘상인의 벤처정신’을 강조했다. 또 “국민과 기업들이 전통시장에 따뜻한 시선을 가져달라”며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상품권)의 적극적인 구매를 부탁했다.

이하 일문일답.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중기청을 비롯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차장이나 아케이드(비가림막)와 같은 시설 현대화에 많은 투자를 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시설 투자는 계속하겠지만 시장 돕기 정책을 전환할 계획이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와 경쟁하려면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

―시장의 소프트웨어라면 구체적으로 뭐가 있나

“예컨대 전통시장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들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하지 않았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시장 정보를 빠르게 얻고 결제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시장도 선진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스스로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를 발굴하는 것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다. 시장을 도와달라는 부탁도 한두 번이다. 앞으로 자체 노력을 통해 성과를 내는 시장에는 인센티브를 줘 사기를 높여줄 계획이다.”

한 청장은 “소상공인들도 이제는 프로다운 ‘상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기업가 정신이란 말은 있는데 ‘상인정신’이란 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국은 상인들의 프라이드(자부심)가 강한데 한국에선 너무나 위축돼 있다. 대형마트와 치열한 경쟁을 하느라 지친 탓도 있겠지만 상인들이 자립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시장을 살릴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서포터(조력자)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어 한 청장은 “상인들의 마인드 변화를 위해 상인대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상인대학은 중기청 산하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이 전통시장의 서비스 품질 개선과 상인 의식 개혁을 위해 2006년 도입한 교육 프로그램. 한 해에 6000명씩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며 8년 동안 4만5000여 명이 상인대학을 졸업했다.

한 청장은 “교육은 누가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천차만별”이라며 “앞으로 상인대학 강좌를 좀 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커리큘럼으로 보완하고 인기 강사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내년에 시장경영진흥원이 소상공인진흥원과 통폐합된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진흥 기능이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기우에 불과하다. 새로 만들어질 조직의 명칭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다. 시장 상인도 결국 소상공인 아닌가. 조직이 통합되면 오히려 효율적이고 보다 강력한 지원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전통시장 살리기는 이번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거나 위축될 염려는 없다.”

인터뷰 말미에 한 청장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여러 문제 제기가 있지만 그래도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온누리상품권 발행 이후 시장 매출이 늘었고 시장을 외면하던 소비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시장을 찾는 계기가 됐습니다. 국민들이 상품권 구매에 관심을 가져주면 전통시장도 그만큼 힘이 납니다.”

대전=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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