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16일 재가동에 들어간다. 북측 근로자들이 철수한 다음 날인 4월 9일부터 가동이 전면 중단된 지 160일 만이다.
그러나 공단 입주기업들은 이미 바이어들이 떠난 데다 운영자금이 부족해 정상화까지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입주기업들에 ‘받은 경협보험금을 반환하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우선 일부 설비만 시험 가동한 뒤 점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추석 연휴 때도 당일(19일)만 빼고는 공장을 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어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섬유업체 만선의 성현상 대표는 “당장은 공단에 두고 내려왔던 원부자재들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철이 지나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기존 바이어가 떠나버려 값을 10∼20% 낮춰서라도 팔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이 최근 보험금을 수령한 46개 업체에 개성공단 재가동 이후 15영업일 후인 10월 15일까지 보험금을 반환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30일까지는 연 3%, 90일까지는 연 6%, 90일이 넘으면 연 9%의 연체료를 물리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업체들이 받은 보험금은 총 1485억 원에 이른다.
업체들은 받은 경협보험금을 은행대출 상환, 납품업체 피해 보상, 월급 지급 등에 써버렸기 때문에 당장 갚을 여력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성 대표는 “정상 가동까지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릴 텐데 경협보험금을 한 달도 안 돼 모두 갚으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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