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개 통신사에 갤노트3-기어 콤비 동시출시
애플, NTT도코모와 처음 손잡고 아이폰5S 내놔
소니, 엑스페리아Z1 내세워 애국심 마케팅 시동
올가을 일본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소니 등 한미일 3국의 대표 기업들이 ‘스마트폰 대전’을 치른다. 일본은 지난해 2850만 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된, 미국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 애플은 ‘아이폰 5S’와 보급형 ‘아이폰 5C’ 등 전략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고 일본시장 본격 공략을 선언했다.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소니도 ‘엑스페리아 Z1’을 앞세운 엑스페리아 시리즈로 시장 재탈환에 나서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7∼12월) 성적에 따라 향후 일본시장 순위가 굳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세 업체 모두 제휴 통신회사와 고객 잡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4∼6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 1위는 ‘엑스페리아 Z’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2.0%의 점유율을 보인 소니가 차지했다. 소니가 자국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애플이 21.0%로 2위를, 삼성전자가 13.0%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번번이 애플에 밀리며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던 삼성전자로서는 소니의 부활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소니와 애플의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다음 달 이례적으로 동시에 현지 통신사 두 곳을 통해 갤럭시노트3를 출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를 통해서만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판매해 왔지만 이번에는 2위 통신사인 KDDI와도 손잡고 시장 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연동되는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앞세워 갤럭시노트3 판매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인들은 시장에 가장 먼저 등장한 ‘원조 제품’에 대한 관심과 충성도가 높아 갤럭시 기어도 좋은 반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한 갤럭시 기어 관련 소식을 일본 유력 매체들이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단말기’ 시장에서 삼성이 애플보다 앞서 나가게 됐다”고 비중 있게 보도한 것도 점유율 확대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애플을 제외한 외산 브랜드들이 유독 고전하는 일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충성도 높은 일본 소비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애플도 최근 소니의 반격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애플 역시 아이폰 5S와 5C는 처음으로 NTT도코모와 손잡고 판매하기로 하고 일본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소니는 엑스페리아 Z1의 판매를 늘려 하반기에도 시장 1위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소니는 일본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일본 휴대전화 산업이 부활해야 한다”는 애국주의적 마케팅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해지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의 ‘우리 제품 사용하기’ 분위기에 따라 NTT도코모가 소니, 후지쓰 등 일본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판매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는 점도 소니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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