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정부 수입은 올해보다 5조 원 감소하는 반면 정부 지출은 13조 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세금이 잘 걷히지 않아 총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출 규모를 무리하게 증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기획재정부와 새누리당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총수입을 올해(373조 원)보다 1.3% 줄인 368조 원으로, 총지출을 올해(343조 원)보다 3.8% 늘린 356조 원으로 잡아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예산안’을 26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총수입은 국민이 내는 세금과 국민연금 고용보험 의료보험 등의 기금 수입을 합친 것으로 정부는 이 돈으로 1년간 나라 살림을 꾸려나간다. 총수입이 전년보다 줄어드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기업이 세금을 내기 힘들었던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
정부 당국자는 “일반적으로 경제 규모가 매년 커지기 때문에 총수입도 해마다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내년에는 경기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가가 보유한 주식 매각계획이 연기될 수 있어 세금과 세외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수입을 추계인구 수로 나눈 국민 1인당 부담금은 내년에 730만 원으로 올해보다 13만 원 줄어든다. 1인당 부담금은 2007년 500만 원 선을 넘어선 뒤 2년 만인 2009년에 600만 원에 이르렀고 2013년에는 역대 최대인 743만 원을 나타냈지만 내년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게 됐다. 국민 개개인이 내는 세금과 사회보험료 등이 줄어드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원인이 세금과 기금을 걷기 힘들 정도로 경제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추후 국민 부담을 더 키우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재정건전성 측면만 보면 지출을 대폭 축소하는 게 맞지만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려면 일정 수준의 지출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재부 관계자는 “총지출에 배정된 자금은 정부가 주도하는 복지사업과 정치권이 요구하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주로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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