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양적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자동차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자동차주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다.
올해 초 주가가 4만9000원대까지 떨어지며 조정을 겪었던 기아자동차 역시 이런 흐름을 타고 최근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여기에 임금협상―파업으로 이어지는 ‘가을 리스크’가 최근 해소됐고 미국 시장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아차의 3분기(7∼9월) 실적이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 잇따른 신차 출시로 미국 시장 확대
2분기 기아차의 실적은 매출액 13조1000억 원, 영업이익 1조1200억 원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8.5% 감소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예상외의 좋은 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영업이익률)이 8.6%로 6%에 불과했던 1분기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예상한 영업이익률(7.9%)보다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 신차를 대거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올해 4분기에 소울, 옵티마, 스포티지의 개량 모델을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고급세단인 K9을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동시에 카니발 개량 모델도 내놓는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라인인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미국에 판매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크게 높아진 선례가 있다”며 “기아차도 K9 판매가 시작되면 미국에서 ‘후광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우려 요인 중 하나였던 파업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던 것도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 됐다. 기아차는 공시를 통해 올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 시간이 44시간, 생산 차질 대수는 1만4358대라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의 생산 차질(72시간 중단, 2만9406대 생산 차질)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전면 파업도 없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생산 차질 대수는 3, 4분기 특근과 잔업을 통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공장 증설로 시간당 생산 대수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차 출시와 증설 효과가 겹치면서 기아차의 3분기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환율 리스크는 주의해야
기아차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은 환율이다. 7월 초 달러당 1130원 안팎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070원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기아차는 연간 생산량 280만 대 가운데 57%가 넘는 160만 대를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가 높다. 고환율이 지금처럼 계속 유지될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외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어 기아차가 고성장하는 데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현재 생산라인으로는 2015년 이후부터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공장을 추가로 증설해야 할 시점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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