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승자의 단어 ‘지금’, 패자의 단어 ‘나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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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은 결심들이 자꾸 뒤로 미뤄지는 것일까. 왜 거창하게 다짐했던 신년 결심조차 막상 새해가 시작되면 슬그머니 없던 일이 돼버릴까. 가장 큰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실천하지 않겠다는 강한 동기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결심을 뒤로 미루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일도 지금보다 나중에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식사 후 곧바로 설거지를 하는 것보다 나중에 하는 것이 더 쉽게 느껴진다. 지금 하면 잘 안 될 것 같은 공부도 저녁을 먹고 나면 왠지 더 잘될 것 같다. 이처럼 같은 일도 시간적 거리에 따라 실천의 용이성이 다르게 지각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시간 불일치(time inconsistency) 현상’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 혼다 겐은 부자들의 생활습관을 연구하기 위해 일본 국세청 고액납세자 명단을 확보해 그중 백만장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의 조사에서 밝혀진 부자들의 재미있는 특성 중 하나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시간이 빨랐다는 것이다. 부자들이 더 한가해서 그럴까. 아니다. 그들은 어차피 할 일이라면 빨리 처리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새해 첫날이 돼야 수호천사가 내려오는 것도 아니고 생일이 돼야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다.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는 반면에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실천한다. 그러므로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다.

이민규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 lmk@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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