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70)은 3일(현지 시간) 독일 헤센 주 비스바덴에서 열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코란도C’ 유럽 출시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쌍용그룹 해체 이후 쌍용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가 없어졌다”며 “회사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 하면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강성 노조의 이미지가 남아 있는 데다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려워 해외 시장 진출에도 애로사항이 있다”며 개명(改名) 배경을 설명했다. 새로운 회사 이름의 조건에 대해서는 “한국 냄새(한국 기업이라는 느낌)가 나면서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사장은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에 회사 이름 변경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그는 “다만 사명 변경은 수천억 원의 비용이 필요한 데다 회사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이름을 바꿀 정도로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사장은 “현재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대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 2분기(4∼6월)에 약 6년 만에 흑자 전환을 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직원들에게 늘 지금이 경영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다”고 했다.
쌍용차가 꼽는 주요 과제는 2015년 선보일 SUV ‘X100’의 출시 준비와 일부 희망퇴직자의 복직이다. 올해 5월 무급휴직자 454명을 현장에 복귀시킨 쌍용차는 내년 10월경 희망퇴직자 중 일부를 복직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희망퇴직자와 관련된 태스크포스(TF)를 2주 전에 꾸렸다”며 “회사의 향후 생산량, 재정적인 부담 등을 고려해 복직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TF팀은 추승한 기획실장(상무)을 팀장으로 생산, 기술, 인사, 재무 등 각 사업 분야 담당 직원 6명으로 구성됐다. 그는 “내년에 희망퇴직자가 충원된 상태에서 계획대로 생산이 이뤄진다면 연간 판매량이 16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신차 출시 행사에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러시아 등 19개국 100여 명의 기자단과 30여 명의 대리점 관계자가 참석해 ‘뉴코란도C’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뉴코란도C를 통해 글로벌 SUV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쌍용차의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에 이어 유럽에서 출시 행사를 가진 쌍용차는 올해 안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등에도 뉴코란도C를 내놓을 예정이다.
최종식 쌍용차 영업부문장(부사장)은 “뉴코란도C를 내세워 유럽 시장에서 올해 7000∼8000대, 내년에 1만 대를 팔겠다”며 “장기적으로 유럽 판매량을 연간 5만 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현재 655개인 유럽 내 판매대리점을 2015년까지 921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차는 세계적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며 “배기가스, 안전기준 등 미국 시장이 원하는 차량을 통해 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고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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